미국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나 하락했고, 앞으로도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중국 러시아와 중동 산유국들은 달러 이외의 다른 통화를 원유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 추락의 대안으로 달러 유로 위안 등 주요 통화를 기축통화로 혼용하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다.
달러화 약세는 회복 기미를 보이던 우리 경제에 새로운 충격파가 될 수 있다. 우선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문제다. 한때 달러당 1,500원대까지 치솟았던 고환율은 한국경제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위기를 벗어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 여파로 원ㆍ달러 환율은 1,160원대까지 하락했고, 내년에는 1,00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상수지 흑자 누적과 외국인 증시자금 유입으로 원화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달러 약세 요인이 겹침에 따라 환율 하락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도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달러 대신 안전자산으로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금값은 온스당 1,050달러 선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가도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 올해 들어 60% 이상 치솟았다.
구리 아연 니켈 등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원자재 값 상승은 물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은 달러당 1,000원 시대에 견딜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은 물론이고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고삐도 늦춰서는 안 된다.
정부도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원화의 국제화에 노력하는 등 달러 약세의 장기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금융연구원은"환율 안정과 외환유동성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외환정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장기공급처 확보와 해외자원 개발에도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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