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군이 자국 내 최대 탈레반 근거지에 대한 소탕작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파키스탄 군은 7일 공군과 중무장 헬기 등을 필두로 3만명 이상의 병력을 탈레반의 핵심거점인 남와지리스탄에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군 대변인인 아타르 압바스 소장은 "작전의 목표는 파키스탄 내 탈레반을 뿌리뽑는 것"이라며 "작전이 6주에서 8주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 무장세력도 로켓포와 방공포로 응수하며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번 교전으로 이틀 동안 반군 60여명과 정부군 5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정부의 이번 공격은 지난 2주간 175명이 희생되는 등 최근 파키스탄 탈레반운동(TTP)의 테러공격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탈레반 소탕을 장담하고 있지만, 미로처럼 땅굴이 연결돼 있는 와지리스탄의 험난한 지형과 현지 메수드족 주민들의 탈레반에 대한 폭넓은 지지 등 때문에 힘겨운 전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파키스탄 부족 전문가인 라히물라 유사프자이는 "와지리스탄은 지난 4월 파키스탄 정부군이 탈환에 성공한 스와트 지역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블랙홀 같은 와지리스탄에서 게릴라전에 대응하려면 정확한 정보에 의한 선택적 전술이 필요한 데 정부군은 정보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남와지리스탄은 오사마 빈 라덴 등 알 카에다 수장이 은거해 있는 곳으로 추정돼 미국이 파키스탄정부에 공격 압력을 계속해 왔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간을 침공한 이후 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핵심 세력이 이 지역으로 집결했으며, 현재 1만5,000명의 알 카에다와 우즈베키스탄이슬람운동 등 무장세력이 정부군과 맞서고 있다. 파키스탄은 2002년 이후 수 차례 이 지역 무장세력을 소탕하려 했지만 2,000여명의 전사자만 낸 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한편 정부군의 공격이 본격화되면서 현지 주민들의 피난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남와지리스탄 지역에서 주민 15만명이 피신했으며, 35만명이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스와트 교전 때는 200만명이 피난 길에 올랐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