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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하는 경제기사 따라잡기] 청년 실업이 왜 심각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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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하는 경제기사 따라잡기] 청년 실업이 왜 심각한거죠?

입력
2009.10.1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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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청년백수 100만 시대'란 말이 자주 등장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젊은층 일자리 부족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특히 경제 구조가 성숙하고 경제 위기가 닥칠수록 청년층 일자리는 더욱 줄어든다는데요. 청년 고용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고 왜 중요한지 알아봅니다.

A)

청년 실업, 얼마나 심각한가요?

상황을 알려면 우선 우리 청년들의 고용 사정부터 알아야겠죠. 청년 실업률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알 수 있습니다.

만 15세에서 국민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구직활동 중에 있는 사람을 '경제활동인구'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합니다.

경제활동인구에서 현재 취업하고 있는 지를 기준으로 취업자와 실업자로 구분하는데, 실업률이란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의 비율을 말합니다.

올해 8월 전체 실업자 수는 90만5,000명이었는데, 이 중 15∼29세의 청년층은 35만1,000명으로 전체의 38.8%에 달했습니다. 전체 실업자 10명 중 4명 정도가 청년층이라는 얘깁니다.

또 3.7%였던 전체 실업률에 비해 청년 실업률은 무려 8.2%에 달했습니다. 수치로만 봐도 청년들의 실업고통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 할 수 있는 자리도 많이 줄었습니다. 청년층의 신규 취업자 수는 전년도 같은 달의 청년 취업자수 대비 증감으로 나타냅니다. 이를 통해서 청년의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 혹은 줄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청년층의 신규 일자리 수는 2004년 12월 이후부터 무려 57개월째 계속 감소해 2009년 8월에도 12만 6,000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 실업률이 높은 것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면서요.

사실 전세계적으로도 청년층의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다른 나라들과 청년 실업률을 비교하기 전에 청년 고용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에서 청년 실업률은 15∼29세의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의 비율이라고 했는데요.

청년고용률은 15~29세의 생산가능인구(일할 수 있는 사람) 중 취업자의 비율을 말합니다. 다만 여기서는 국가 간 비교를 위해서 15~24세를 청년으로 정의하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통계를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높은 청년 실업률로 폭동이 일어났던 그리스에서는 10월4일 치러졌던 총선에서 사회당이 5년 반 만에 제1당에 복귀했습니다.

그리스의 청년 고용률은 2007년 24.2%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해 우리나라의 청년 고용률은 이보다 조금 나은 수준인 25.7%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2007년 OECD 평균 청년 고용률이 43.5%였으니까 우리 청년들의 일자리 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청년층의 프리터족(풀어읽는 키워드 참조)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이웃 일본의 2007년 청년 고용률도 41.4%에 달합니다. 게다가 고도의 경제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의 2007년 청년 고용률은 51.9%에 달합니다.

청년층의 고용상황이 왜 이렇게 나빠졌나요

우선 실업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업은 그 원인에 따라 ▦경기적 실업 ▦구조적 실업 ▦마찰적 실업 등 세가지로 구분합니다.

경기적 실업은 말 그대로 경기 상황에 따른 실업입니다. 경기가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순환과정 중 현재처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원인이 돼 높아지게 됩니다. 일할 의사가 있는데도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되는 '비자발적' 실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구조적 실업은 만성적인 실업을 뜻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산업 구조가 급속도로 고도화될 경우 구조적 실업의 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농업사회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다시 서비스업 중심 사회로 전환되면서 발생하게 되는 장기 실업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고용유발계수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고용유발계수는 자본 10억원을 투입했을 때 창출되는 일자리 수를 말합니다. 이 고용유발계수는 2000년 11.1명이었다가 2007년 9.5명까지 줄었습니다.

같은 돈을 들여도 생기는 일자리는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산업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고용 창출력이 컸던 제조업이 같은 기간 8.8명에서 6.6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찰적 실업이 있습니다. 마찰적 실업은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나서거나 더 나은 직장으로 옮겨가는 데서 나타나는 '자발적' 실업입니다.

최근 대졸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한편에서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을 겪는다는 뉴스 역시 이 같은 마찰적 실업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겠죠.

결국 우리나라의 높은 청년 실업률은 이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경기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해 실업률을 빠르게 상승시킨데다 만성적이고 장기적인 구조적 문제가 경기적 요인과 더해져 청년 일자리 문제가 급속도로 악화 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년 고용이 왜 중요한가요

일자리는 청ㆍ장년층 가릴 것 없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청년층의 고용은 사회 전체의 미래와 관련이 깊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흔히 경제가 발전하려면 잠재성장률이 높아야 한다는 말을 하지요.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으면 잠재성장률을 측정할 때 중요한 고려 요소인 인적 자본이 떨어지게 됩니다.

인적자본은 장기간에 걸친 사람의 기술축적 등을 고려하면 단시일 내에 높아지기도 어렵습니다. 청년층이 장기간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잠재성장률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얘깁니다.

청년실업은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경제는 기본적으로 개인이 일을 해서 번 소득으로 소비를 해야 굴러갑니다.

정부도 개인의 소득이 안정적이어야 세금을 걷어 재정을 꾸릴 수 있죠. 일하는 청년층이 적을 경우 이 같은 순환 구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저출산ㆍ고령화를 맞는 우리 사회에는 청년층의 고용이 더욱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청년 일자리를 늘릴 방법은 없나요

무엇보다 청년실업 문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라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청년들의 고용을 위해 가정, 학교 및 지역 사회가 힘을 합쳐 청년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정부의 청년 고용대책도 실효성을 높여나가는 방향으로 세밀한 조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성적인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서비스부문의 집중적인 육성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늘려야 하고, 창출된 일자리의 질도 높여야 합니다.

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과 채용을 희망하는 기관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 등을 통해 데이터 베이스화해 통합 관리함으로써 고용관련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시켜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으면서 발생하는 실업도 줄여 나가야겠습니다.

● 풀어읽는 키워드/ 프리터족

'프리 아르바이터(free arbeiter)'의 줄임말. 흔히 자유벌이족이라고도 하는데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프리터족은 일본에서 생겨난 말로, 1987년 일본의 리크루터사가 구인잡지에서 '학생 아르바이트가 아닌 학교 교육을 마치거나 떠난 사회인들이 하는 아르바이트'를 지칭하면서 사용된 용어입니다.

정유훈 선임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 전체 일자리 늘어도 청년 실업률은 늘어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층의 일자리 사정은 지난달 고용동향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전체 일자리는 늘었는데도 청년층의 실업률은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특히 졸업 후 첫 직장을 찾는 연령대의 구직난은 올해 들어 가장 심했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전체 실업자 가운데 20~34세 사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50.9%였습니다.

전체 실업자 중 20~34세 청년층이 절반 이상이라는 얘깁니다. 이는 8월(49%)보다 1.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입니다.

이 수치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파가 가장 거셌던 올해 2,3월 각각 50.8%, 50.2%까지 올라갔다가 5월에는 46%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연령대를 5살 단위로 쪼개도 마찬가지입니다. 20~24세 실업자가 전체 실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월 13.7%에서 9월 14.4%로 올라갔습니다. 25~29세, 30~34세 실업자 비중 역시 22.7%에서 23.4%로, 12.6%에서 13.1%로 각각 높아졌답니다.

이는 정부의 취업대책이 희망근로 등 중ㆍ장년층을 주 대상으로 하는 임시직 마련 쪽에 집중되면서 청년층 실업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 탓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8월 이후 대학에서 가을졸업을 한 청년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청년층의 실업률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비록 작년보다 하반기 공채는 활발한 편이지만 엄청난 청년 구직인구를 소화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여기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 통계에 계산되지 않는 청년들까지 더하면 실제 실업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 지난달 20~29세 연령대에서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다'고 답한 인구는 1년 전보다 22.7%나 급증한 26만9,000명이나 됐습니다 .

통계청은 올해 9월 취업자 수가 2,380만5,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7만1,000명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10개월 만에 새 일자리 개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셈인데요. 하지만 고용사정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고용률로 따지면 59.2%로 1년 전과 비교해 0.6%포인트 떨어졌고, 실업률 역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올라간 3.4%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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