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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값 '추석 대목' 지났는데도 연일 최고가 행진…수입산 쇠고기 판매는 되레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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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값 '추석 대목' 지났는데도 연일 최고가 행진…수입산 쇠고기 판매는 되레 감소

입력
2009.10.1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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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몸값이 심상치 않다. 미국 수입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폭락할 것이라던 한우 가격은 추석이 지났는데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축산농가들이 경쟁적으로 송아지 입식을 늘리면서 송아지 값은 50% 이상 치솟았다. 가격 상승으로 축산농가는 웃게 됐지만, 소비자는 울상이다. 정부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좌불안석이다.

현 추세라면 "지금 송아지들이 다 성장하는 2년 뒤에는 가격이 폭락하는 소값 파동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와 "한우 수요가 확대돼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수입 쇠고기 비웃는 한우값

18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축산물등급판정소에 따르면 한우 최고등급인 1++등급 지육(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고기)의 ㎏당 가격은 9일 2만2,677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우 수요가 절정에 달하는 추석이 지나면 가격이 꺾이는 전례를 이탈한 것으로, 도무지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석이 지나면 당연히 떨어질 것으로 봤는데 뜻밖에 강보합세를 보여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올해 추석 후 한우 값 동향은 매우 예외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우의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수입산 쇠고기는 올해 1~7월 사이 수입량이 11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감소하는 등 감세 추세에 있다.

▦한우 인기 비결은

치솟는 한우 값의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먼저 생산이력제, 원산지표시제를 든다. 매번 신문 머리를 장식할 정도로 수입산의 국산 둔갑이 사회문제가 됐지만, 6월에 전격 시행된 생산이력제와 각 식당에 엄격히 적용되는 원산지표시제 덕분에 한우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쌓였다는 것.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정부차원에서 6월 한우 생산이력제가 도입된 뒤 맞은 첫 명절이던 추석의 경우 갈비와 정육이 지난해 대비 각각 15.4%, 14.1% 늘었다"고 말했다.

한우 소비의 저변 확대 영향도 크다. 최근 들어 각 지방에서 출시한 브랜드 한우는 소비자의 인기를 끌고 있다. 강원 횡성의 한우마을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전국 각지에서 '정육점형 쇠고기 식당'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정육점에서 팔 경우 부과세 10%가 면제되는 점을 이용한 식당으로, 전국에서 300여 개가 성업 중일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광우병 파동 때 "미국산이 수입되면 서민들도 쇠고기를 맘껏 먹을 수 있게 된다"고 했던 정부의 변이 수입산이 아닌 국내산 한우로 충족되고 있는 것이다.

▦ '파동 온다' vs '문제없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한우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숫자로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낙농가들이 한우 사육으로 전업하고 있고, 송아지 입식이 급증해 한우파동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은 농촌경제연구원이 9월에 실시한 조사한 자료를 인용해 "송아지 입식을 당초 계획보다 늘리겠다는 사육농가의 비율이 6월 조사 때 보다 2.1% 증가한 7.6%를 기록했다"며 "이는 지금의 송아지들이 성장하는 2년 뒤쯤 한우 가격이 폭락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8월 한우 수송아지와 암송아지의 가격은 각각 228만원, 200만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각각 57.2%, 49.3% 상승했다.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한 한우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번 가격 상승은 한우에 대한 신뢰도 향상과 실소비자들의 생활수준 향상이 빚은 결과"라면서 "유럽연합(EU), 미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외국 농축산물이 유입되면 믿을 수 있는 우리 농축산물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의 공급이 늘어도 수요가 뒷받침 돼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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