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태백산 정기가 효험이 있을까.
요즘 잘 나가는 신예 강자 김지석과 송태곤이 갓 쓰고 도포 입은 옛 선비의 모습으로 지난주 강원 태백산 천제단에서 바둑을 뒀다.
대국 결과는 송태곤의 승리였지만 천제단 대국은 승부보다 대국 자체에 더 큰 의미가 있다.
2001년 이세돌과 서봉수의 대결을 시작으로 태백산 천제단과 당골광장에서 매년 열리는 '배달 바둑 한마당 축제'에는 그동안 박영훈 원성진 박정상 최철한 등 13명의 프로 기사가 참가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이듬해부터 타이틀을 획득하고 정상급 기사로 발돋움했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바둑가에 전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1년 산상 대국을 한 이세돌이 2002년 생애 첫 세계 타이틀인 후지쯔배를 품에 안았고 이후 각종 대회를 휩쓸며 세계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또 2006년부터 2007년 초까지 다섯 번 연속 준우승에 머물던 최철한은 산상 대국 후 맥심배와 응씨배를 거머쥐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밖에 박정상이 후지쯔배에서 생애 첫 타이틀을 획득했고 강동윤은 전자랜드배, 원성진은 천원전과 한중 천원전에서 우승했다.
그래서 올해 산상 대국을 벌인 김지석과 송태곤의 앞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지석은 8월 물가정보배에서 우승했지만 명인전 본선 리그에서는 4패를 기록하며 약간 주춤한 상태. 송태곤은 2002년 천원전 우승과 2003년 후지쯔배 준우승 이후 별 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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