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한국인" "아무 곳에도 없는 사람" 등 영미계 보수언론으로부터 조롱에 가까운 날 선 비판을 받아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진보 언론으로부터 "국제사회에 환한 '달'이 뜨고 있다"는 극찬을 받았다.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조언과 비판으로 명성이 높은 웹사이트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FPIFㆍwww.FPIP.org)는 14일 반 총장에 대해 '굿 문 라이징(Good moon rising)'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외교적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FPIP는 워싱턴의 진보적 정책연구협회(IPS)가 발행하는 웹사이트다.
미국의 록밴드 'C.C.R'이 1969년 부른 팝송 '배드 문 라이징(Bad moon rising)'에서 따온 표현을 반 총장의 이름 끝자 '문'과 연결시켜 만들어낸 제목이다.
이 사이트 수석 애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이안 윌리엄스는 논평에서 "지난달 유엔 총회는 리비아의 카다피와 이란의 아마디네자드가 참석해서라기 보다는 핵군축, 기후 변화 등 국제사회의 진짜 중요한 이슈들이 논의돼 큰 주목을 받았다"며 "그 총회에서 반 총장은 끈기 있게 전세계 지도자들로부터 주요 아젠다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조지 W. 부시 정부 때 지명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반 총장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연임이 거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반 총장과 오바마 대통령의 다자주의 궁합이 잘 맞아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근 반 총장에 대한 미국 내 네오콘들의 공격도 오바마-반 총장간 하모니에 대한 분노라고 해석한 그는 일부 언론의 반 총장 깎아 내리기의 원인을 "반 총장이 미 우파의 외교정책 보다는 유엔을 대표하는 입장을 취했고, 그래서 배신감을 느낀 루퍼트 머독의 워싱턴타임스나 포린 폴리시의 논객 제이콥 헤일브런의 공격을 받아야 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6월 유엔 주재 노르웨이 차석대사가 본국 정부에 보낸 보고서에서 반 총장을 '매력 없고 줏대 없는' 사람으로 비난한 데 대해서도 "그가 유엔 고위직을 거부당하자 그 보복으로 누설을 전제로 한 메모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지고 있는 반 총장에 대한 전방위적 비판의 원인을 결국 "반 총장이 진부한 보수주의자의 꼭두각시 노릇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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