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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판사 4명중 1명은 강남·특목고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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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판사 4명중 1명은 강남·특목고 출신

입력
2009.10.1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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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여 년 간 신임 판사를 배출한 고교 1, 2위를 모두 외국어고가 차지하는 등 사법부내 특수목적고 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18일 대법원에 따르면, 1999~2009년 신규 임용된 판사들의 출신 고교는 대원외고가 64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영외고(26명)가 두 번째로 많았다. 그 다음은 서울고와 울산 학성고(각각 24명) 명덕외고(21명) 순천고(19명)의 순으로, 탑5 중 3자리를 외국어고가 차지했다.

사법부 내 특목고 강세는 전체 신규 임용 판사 분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99년 1명, 2000년 0명에 불과하던 특목고 출신 신임 판사는 매년 조금씩 늘어 지난해 35명(20.8%), 올해 38명(27.5%)로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특목고 출신 판사는 현재 165명(6.9%)에서 조만간 사법부내 최대 그룹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지역 고교 출신까지 합할 경우 사법부에서 이른바 '명문고'강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99년 9.6%(15명)이던 특목고와 강남출신 신임 판사의 비율은 2001년 12.4%(23명), 2003년 20.2%(35명)를 거쳐 2007년 33.3%(51명), 올해 37.0%(51명)로 늘어났다. 신규 판사 열에 넷 가량은 특목고나 강남출신인 셈인데, 과거와 같은 '개천에서 용 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양상이다.

대원외고는 전체 현직 판사 2,386명을 배출한 고교 순위에서 처음으로 경기고를 제치고 1위에 올라, 특목고가 사법부 주류가 됐음을 상징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대법원이 민주당 이춘석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현직 판사 중 대원외고 출신은 58명으로 경기고(38명)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 학교 출신 판사 수는 엇비슷했는데, 올해 대원외고 출신이 15명 신규 임용되고, 경기고 출신은 상당수 법복을 벗으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법조계에선 사법부 인적 구성에 특정계층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재판 신뢰도에 악영향을 준다며 법원 내 특목고와 강남출신 강세를 우려하고 있다. 이춘석 의원은 "선진국에선 법조인 간 정서적 유착마저 끊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우리 현실에서 다양한 계층의 법관 임용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유로운 재판을 받을 권리와도 맥이 닿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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