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자 한국일보 1면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제61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는 사진이 실려 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세계 최대의 도서 박람회로 올해는 100개국 7,000여 출판사가 참가한 가운데 18일까지 열린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단순한 도서 행사가 아니라 각국이 고유의 문화를 소개하고 다른 나라의 문화와 만나는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도서전 측은 매회 주빈국을 선정해 그 나라가 자기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는 정치 경제적으로 이미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이 주빈국이다.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 국가 부주석을 비롯해 300여 출판사와 2,000여명의 관계자가 현지로 날아가 중국의 문화적 저력을 과시했다. 모옌, 쑤퉁, 위화 등 현대 중국의 대표 작가들은 현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중국 문학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정치 경제적 파워 때문인지 이들 작가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았다.
한국은 중국보다 앞서 2005년 주빈국으로 선정됐다. 당시 작가 낭송회, 세미나를 열고 한국문화체험 행사장을 설치했으며 전통 공연을 통해 현지에 한국 문화를 알렸다. 한국 관계자는 물론이고 현지 관계자들도 비교적 좋은 평가를 내렸다. 올해 도서전에 맞춰 현지에서 열린 국제출판협회(IPA) 정기총회에서 한국의 백석기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이 IPA 부회장에 선출된 것도 그때 행사를 잘 치른 것의 영향이 있었을 것 같다.
비교적 좋은 평가 속에 당시 주빈국 행사를 마치면서 한국의 문화ㆍ출판계 관계자들은 "한번의 행사에 그치지 말고 세계인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과연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지, 했다면 어떤 결실로 이어졌는지 이번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계기로 다시 한번 점검해 보아야겠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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