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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세종시 원안 수정' 시사/ 뚜껑 열리는 판도라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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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세종시 원안 수정' 시사/ 뚜껑 열리는 판도라 상자…

입력
2009.10.1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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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일까.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여권이 사실상 세종시 원안 수정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자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이 강력 반발하는 것이다. 벌써부터 이 문제는 10ㆍ28 재보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시 문제는 특히 재보선 이후 정기국회 일정뿐 아니라 나아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에선 세종시 원안 수정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정안을 준비 중이다. 행정부처 이전 전면 백지화에서부터 일부 부처 이전, 교육과학기업도시 등 구체적인 여러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한나라당 입장에선 여론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드러내 놓고 말하진 않고 있다. 재보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시점에서 충청권 민심을 자극하지 않고, 당이 앞에 나서는 모양을 만들지 않겠다는 차원이다.

정몽준 대표나 안상수 원내대표 등 고위지도부가 "원안 추진 당론은 변한 바 없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대신 정부가 안을 만들면 당이 당정협의 등을 통해 검토하겠다는 방침은 분명하다. 정부가 먼저 납득할 만한 대안을 마련하면 당이 뒷받침할 준비는 하는 셈이다.

안 원내대표가 17일 SBS 시사토론에서 "충청도민들도 만족할만한 수준의 안이 나온다면 그 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뜻에서다. 원안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수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류에 대한 야당의 반발은 매우 강력하다. 당장 선거 현장에서부터 맹렬히 쟁점화 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7일 충북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 지원 유세에서 "이명박 정권은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무효화시키려고 하는데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세종시와 음성ㆍ진천의 혁신도시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18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세종시 문제가 서서히 마각을 드러내고 있다. 정기국회에서 또 한번 어려운 국면이 예고된다"고 분위기를 다잡았다.

민주당은 재보선 기간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세종시 수정 반대여론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향후 충청권 주민, 시민사회단체, 지방의회와 연대한 궐기대회 등을 통해 총력저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세종시 문제를 예산안 심의 및 내년 지방선거와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선진당은 더 강경하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충북 지원유세에서 "이명박 정부가 법률까지 만들어 놓은 세종시를 뒤집으려 한다"고 비난하며 "충북 '중부4군'의 거점이 될 세종시 건설은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진당은 재보선 이후 대국민 홍보전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철저한 야당 공조를 통해 세종시 수정을 막아낸다"는 결의도 다지고 있다.

여권이 세종시 수정 대안을 내놓는다면 이런 여야 충돌은 한층 더 격화할 것이다. 사안의 성격상 파장의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도 가늠키 어렵다. 국회에서 또 한번 긴장의 끈이 팽팽히 당겨지고 있다.

정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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