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표준 충전단자 20핀 규격이 세계 표준화의 물고를 텄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18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추진 중인 휴대폰 충전단자 국제 표준화 과정에 우리나라가 제안한 20핀 규격이 ITU 국제 표준 초안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우리측 대표단은 이달 12~16일 스위스에서 열린 'ITU-T 통신환경 및 기후변화 연구(SG5)' 회의에서 국내 휴대폰 충전단자 표준화 성과를 소개하고 20핀 규격을 범용 충전 솔루션으로 적합한 규격이라며 표준화 채택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휴대폰 표준 충전단자 20핀 규격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마이크로-USB'(5핀)와 중국의 '미니-USB'(2핀) 와 더불어 국제 표준 초안으로 채택됐다. 국제 표준 초안은 회원국 검토를 거쳐 2010년까지 국제 표준으로 제정된다.
우리나라 휴대폰 표준 충전단자 20핀 규격의 이번 ITU 국제 표준 초안 채택은 국내 휴대폰 업계에도 적지 않은 수혜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김광수 방통위 방송통신녹색기술팀장은 "ITU의 국제 표준 초안으로 올라온 3개의 제품이 서로 협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그 동안 관례로 볼 때 특정 제품에서 결격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초안으로 올라온 제품이 단일 표준이나 복수 표준 등으로 최종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휴대폰 표준 충전단자 20핀 규격이 세계 표준화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란 얘기다.
이렇게 되면, 먼저 국내 소비자들은 정착 단계에 접어든 20핀 방식의 휴대폰 충전기와 충전방식을 모두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진다. 우리나라는 2000년 휴대폰 표준 충전단자를 24핀으로 채택했다가, 2007년에 다시 20핀으로 바꾼 바 있다.
이 때문에 24핀 충전단자 방식의 휴대폰을 갖고 있는 이용자들은 범용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20핀 방식의 충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선 휴대용 젠더(변환기)를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휴대폰 제조 업계에도 반사 이익이 예상된다.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충전단자가 국제 표준 규격으로 통일될 경우엔, 수출용 제품을 한 모델로 통일시켜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휴대폰 표준 충전단자 20핀 규격이 표준화가 되면 원가 경쟁력이 확보돼 해외 시장 점유율 확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휴대폰 표준 충전단자 20핀 규격은 한 개의 외부 단자에서 충전과 비디오ㆍ오디오 등의 기능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춘 게 특징이다.
김 팀장은 "이번에 국내 휴대폰 표준 충전단자 20핀 규격이 ITU의 국제 표준 초안으로 채택된 것은 국내 이동통신 업계의 위상과 경쟁력이 그 만큼 높아졌다는 반증"이라며 "향후 국내 휴대폰 업계의 수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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