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가루 날리는 공장지대에 예술이 핀다. 장르의 담이 허물어지고, 예술가와 관객의 구분도 사라진다.
도발적인 실험 축제, 제3회 '물레아트페스티벌'이 '철, 사람과 함께 서다'란 주제를 가지고 17~31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제상가지역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일본, 프랑스 등 국내외 25개 팀 100여명의 예술가가 참가한다.
다원예술축제를 표방한다는 주최측의 말처럼 무용, 연극, 영화, 전시 등 없는 장르가 없다. 오히려 장르를 규정하기도 힘든 작품들이 많다. 즉흥무용을 담은 영화('나와 카메라와 춤을' 21일, 'go crazy' 24일), 타악 퍼포먼스(들소리의 '타오놀이' 17일)는 차라리 익숙하다. 이미지 퍼포먼스('달과 6펜스 시리즈 2009' 31일)와 피지컬 시어터 퍼포먼스('웨딩 패키지' 31일) 등은 그 성격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상업무대에선 찾아보기 힘든 공연도 줄을 잇는다. 일본의 키미요 오가와의 반도네온(아코디언과 비슷한 손풍금으로 주로 탱고음악에 쓰임) 연주가 17, 23, 24일 열리고, 다케이와 무시마루 후지에다는 일본 전통무용 부토를 23일 소개한다.
우리나라에는 드문 즉흥공연들도 한데 모인다. 부부로 구성된 한국 현대무용단 온앤오프와 에오시 무용단의 즉흥춤 무대가 23, 24일 각각 마련된다. 일본의 실험밴드 '사토유키에와 친구들', 다양한 악기를 함께 다루는 노무나가 켄의 즉흥 연주가 23일 열린다.
개성을 살린 네 전시회가 볼거리를 더한다. 17~31일 몸꼴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사진전 '문래동사람들'은 철제상가 반경 2km 이내에서 만난 사람들 저마다의 삶을 장식 없이 담아냈다. 도예, 회화, 사진 작품을 전시하는 '철공장블루스'는 14~24일 춤공장에서, 실험적인 설치물들의 향연 'drawing studio-301'은 12~31일 춤공장301에서 열린다. 철을 소재로 그린 유치원생의 그림들도 12~24일 영등포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된다.
이 밖에도 '물레씨네피버'라는 작은 영화제에서는 베를린, 칸 등 세계적 영화제에 최근 초청받은 국내 영화를 20~24일 춤공장에서 밤새 (오후 6, 8, 10시, 자정, 오전 2시) 상영하며, 시민 참여 프로그램 '대장간 창작소'에서는 24, 25일 철공장거리에서 철 설치물을 만들어볼 수 있다.
물레아트페스티벌은 2001년 젊은 예술가들이 무용과 퍼포먼스 등 거리춤판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2년 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참여 예술가에게는 교통비 수준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공연은 모두 철공장거리에서 오후 7시부터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miaf.co.kr) 참조, 문의 (02)3667-9171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