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최초 자립형사립고인 하나고 원서 접수 결과 7.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나고 측은 2010학년도 신입생 전체 경쟁률은 밝히면서도 각 전형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14일 하나고의 원서접수 마감 결과 200명 모집에 1,475명이 지원해 예상보다 높은 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일반전형(120명) 경쟁률은 10대 1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하나고는 서류전형과 주요과목 심층 면접으로만 학생을 선발한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40명)와 사회적 배려 대상자(40명)를 선발하는 특별전형과 일반전형 등 세부적 경쟁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이 일반전형 경쟁률만이라도 공개를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공개할 수 없다"고만 답변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공개 요청에도 '거부' 답변을 보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원을 받지 않는 자립형사립고이기 때문에 사실상 제재방법이 없다"며 난감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부정입학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전형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입학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만큼 교육당국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민족사관고 관계자는 "입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금까지 경쟁률을 입시철에 공개한 적이 없다"면서도 "하나고의 경우 전체 경쟁률을 공개한 이상 각 전형별 경쟁률도 공개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하나고는 올초 설립인가를 받던 당시부터 '귀족학교'논란을 일으켜왔다. 대학등록금에 육박하는 수업료와 특히 이 학교 설립 주체인 하나금융지주의 임직원 자녀를 20%까지 특별전형으로 선발키로 결정, 사실상 기여입학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학부모 단체인 함께 하는 교육시민모임 측은 "기업 직원 복지를 위해 공교육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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