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에 인공 소음기를 달아라."
최근 출시되고 있는 초저소음 하이브리드카가 너무 조용해 위험하다는 지적이 일자, 자동차 업체들이 가짜 소음을 연구 중이다. 상황에 따라 엔진음이 보행자들에게 자동차의 위치와 거리를 알려주기 때문에 초저소음 차가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소음공해를 최소화하도록 개발한 하이브리드카 개발진이 이번에는 가짜 소음을 만들어내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도요타ㆍGM같은 차 업체들이 특수 효과를 이용해 '부릉' 소리를 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하이브리드카는 주행 중 엔진 소리가 나지 않아 자동차의 접근을 감지하기 어렵다. 작년 미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 하이브리드카는 7피트(2.1m) 앞에 올 때까지도 청각으로 알아차리기 힘든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휘발유 자동차의 경우 28피트(8.5m) 밖에서도 차 소리를 듣고 대응할 수 있는 것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미 소비자 단체는 올해 정부에 초저소음 차의 안전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이브리드카 선두업체인 도요타 측도 "실제 사고와의 연관성을 조사한 바는 없으나, 시각장애인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스포츠카 업체 피스커는 내년에 출시되는 8만8,000달러짜리 하이브리드카 범퍼에 스피커를 장착해 엔진 소음을 내게 했다.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닛산도 영화업계의 음향효과 업체들과 접촉해 인공 소음 발생 장치에 관한 조언을 듣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고 주의는 운전자의 몫이며, 애써 개발한 초저소음 차를 그대로 조용한 상태로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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