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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유작전 도록 44년만에 재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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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유작전 도록 44년만에 재발간

입력
2009.10.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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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국민화가'로 불리는 박수근(1914~1965)이지만, 생전에 그는 단 한 번의 개인전도 열지 못했다. 첫 개인전을 준비하던 중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그 전시는 유작전이 되고 말았다. 사망 5개월 후인 1965년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앙공보관 화랑에서 열린 그의 유작전은 비용이 없어 정식 도록조차 만들지 못했다. 전시작 79점의 목록과 함께 단 7점의 사진을 실은 4장짜리 팸플릿이 전부였다. 그나마 표지에 실린 그림 '귀가'(1962)를 제외한 6점의 사진은 흑백 사진으로 찍혔다.

그 박수근 유작전의 도록이 44년 만에 다시 만들어졌다. <박수근 화백 유작전 도록> (마로니에북스 발행)을 펴낸 사단법인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박수근의 전작 도록 발간을 위해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유족이 갖고 있던 슬라이드가 유작전 출품작 목록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지난해 확인하고 도록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슬라이드는 유작전 당시 도록을 만들지 못하는 것을 마음아파한 박수근의 부인 김복순씨가 남동생을 시켜 촬영해둔 것이라고 한다.

유작전의 팸플릿과 같은 크기인 가로 23.5㎝, 세로 16㎝로 제작된 도록에는 1964년 박수근이 국전에 출품한 '할아버지와 손자'(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등 1952~65년 작 그림 79점의 사진이 실렸다. 미술평론가 오광수, 갤러리현대 회장 박명자씨 등이 교정 작업을 맡았다.

도록에 실린 작품 79점 중 사이즈가 표시되지 않은 24점은 현재까지도 행방이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다. 미술품감정협회 송향선 감정위원장은 "유작전 도록 발간은 유족의 염원이기도 했지만, 박수근의 미공개 작품을 발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도록 발간을 기념해 1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사간동 두가헌갤러리에서 유작전에 출품된 작품 20점을 모은 전시회도 열린다. 개인 소장자들로부터 빌려온 작품들로, 유작전 당시 팸플릿에 실린 '귀로'(1963)와 '노상'(1963)도 전시장에 걸렸다. 23일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 내 박수근의 묘역에서는 도록 헌정식이 열린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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