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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팬택, 9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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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팬택, 9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행진

입력
2009.10.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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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제조 업체인 팬택계열의'신화'가 재현되고 있다.

생사(生死)의 갈림길에 섰던 팬택계열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ㆍ2007년4월)이란 패자부활전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소생하면서 정상 궤도 진입을 눈 앞에 둔 것이다.

정보기술(IT) 업계 중에서도 가장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는 휴대폰 시장에서 내상(內傷)을 무리 없이 치유하는 한편,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성공한 팬택계열의 원동력은 뭘까.

"이젠 좀 쉬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잠도 좀 자고, 계절이 좀 바뀌는 것도 보고…. 여기까지 오면서 진짜 죽을 만큼 일 했거든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목소리에선 특유의 힘이 느껴졌다.

(주)팬택과 (주)팬택앤큐리텔의 합병과 3분기 실적 발표 간담회가 있었던 15일 서울 상암동 마포 본사 사옥에 모습을 드러낸 박병엽(사진) 부회장의 얼굴에선 생기가 감돌았다.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이후, 박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잘 것 없는 실적을 갖고 생색 내려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아니고요…."그 간, 값 비싼 수업료를 내고 얻어낸 희소식을 전하는 자리였지만 쑥스러운 듯 그는 말꼬리를 흐렸다.

사실 팬택계열이 기업개선작업 이후 이어온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3분기 매출 5,557억원에, 영업이익은 418억원. 기업개선작업 착수 이후 9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행진이고, 누적 영업이익도 4,100억원에 달한다.

(주)팬택의 채무 2,000여억원을 자본금으로 추가 출자 전환시켜 성사시킨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합병도 국내 기업 경영 역사에서 극히 드문 사례다. 팬택계열이 그 만큼 채권단으로부터 경영 성과를 인정 받았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팬택계열이 이 같이 안정 속 성장 모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박 부회장의 뚝심경영이 통했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90년대 초반, 혜성처럼 등장해 벤처 신화의 주인공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박 부회장이었지만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면서 팬택계열을 기업개선 작업으로 내몰리게 만들며 '한 물간 경영인'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는 오뚝이처럼 묵묵히 다시 일어섰다. 회사 지분을 모두 내놓고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주말과 휴일을 모두 반납한 채 경영 정상화에 매달렸고 채권단 전원을 설득하면서 불가능해 보였던 기업개선 작업을 성사시켰다. 미국 퀄컴사로부터 출자전환을 통한 지분 투자 결정을 끌어내며 든든한 응원군도 확보했다.

내실 기반 다지기에 성공한 팬택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제2의 도약. 하지만 무리한 확장으로 어려움을 자초했던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팬택계열이 2013년을 목표로 세운 것은 2,500만대 판매에 매출은 5조원 이상이다. 2011년 상반기에 기업개선 작업을 마치고 2012년 이내, 팬택의 재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팬택계열은 휴대폰시장이란 치열한 격전지에서 지난 18년간 쌓아온 기술과 품질,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거대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해 온 대표적인 기술 중심의 제조기업"이라며 "한번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만큼, 흔들림 없이 전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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