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14일 밤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세네갈 친선 축구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VIP룸에 나란히 앉아 축구를 관람하다가 전반 기성용 선수가 선제골을 넣자 함께 일어서서 환호했다.
두 사람이 축구장에 함께 나타나게 된 것은 정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정 총리가 지난 달 초 총리 지명을 받은 직후 정 대표에게 인사를 겸해 전화를 걸었을 때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인 정 대표가 "총리로 정식 취임한 뒤 함께 축구 경기를 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정 총리가 정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한ㆍ세네갈 전에서 동석하게 된 것이다.
정 총리는 야구광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특히 두산 베어스의 골수 팬이다. 그는 골프를 치지 않는 대신 1년에 20회 넘게 야구장을 찾는 것은 물론 지난해 프로야구 라디오 중계방송 해설자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서울대 총장 재직시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서울대 총장을 그만두면 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당시 전화 통화에서 정 대표는 "축구를 본 뒤 정 총리가 좋아하는 야구를 함께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총리와 여당 대표의 야구장 2차 회동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이날 축구 관람을 마치면서 "정기국회에서 여당이 법안과 예산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하자 정 대표는 "그러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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