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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본인도 답답하시죠? 막힌코, 원인 찾아 뚫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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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본인도 답답하시죠? 막힌코, 원인 찾아 뚫어주세요

입력
2009.10.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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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 일교차가 커지면서 콧물과 재채기에 코 막힘까지 3중고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 신종플루 공포가 가시지 않은 상황인지라 시원하게 코 한번 풀기도 눈치 보인다. 그런데 콧물이 난다고 모두 감기는 아니다. 자칫 감기로 오인해서 방치했다가 병을 키울 수도 있으니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

코 막힌다고 모두 감기?

코 막힘은 코의 호흡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나타난다. 코 막힘의 원인 질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흔한 것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비강 내 염증으로 발생하는 만성 비후성비염이며, 알레르기성비염 혈관운동성비염 부비동염(축농증) 비중격만곡증 등도 코 막힘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만성 비후성비염은 콧속 양쪽 바깥 벽에 달려 있는 콧살이 염증에 의해 많이 자란 상태를 말한다. 만성 비후성비염은 알레르기성비염과 같은 비강염증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비중격만곡증과 같은 비강 내 구조적 이상에 의해 생길 수도 있다. 코 막힘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데, 밤에 더욱 심하고 양쪽 비강이 번갈아 막힌다. 코 뒤쪽에서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가고, 가래량이 많아지며, 숨이 답답한 증상도 나타난다.

초기에는 스테로이드 제제나 항히스타민제를 뿌려 치료하지만 악화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콧살 부분을 칼로 도려내는 비갑개절제술이 많이 썼지만 최근에는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한 비갑개성형술을 주로 실시한다.

혈관운동성비염은 찬 공기나 높은 습도, 스트레스, 강한 냄새 등 다양한 자극에 의해 콧물을 흘리거나 코가 막히는 증상이다. 주로 부교감신경계에 작용해 콧물 분비를 억제하는 항콜린제를 투약한다.

비중격만곡증은 콧속을 둘로 나누는 비중격이 한쪽으로 휘거나 돌출된 상태를 말한다. 코 막힘이 대표적 증상이며 후비루(콧물이 코 뒤로 넘어가는 것), 구강(입) 호흡, 기억력 감퇴, 주의 산만, 수면장애, 수면중호흡장애, 폐쇄성 비음, 후각장애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고, 감기와 같은 급성 비염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휜 부위가 비강의 측벽을 눌러 두통이나 안면통 등이 생기기도 한다.

처음에는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뿌리거나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등의 방법을 쓰지만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비중격교정술을 받아야 한다. 비중격교정술은 비중격의 탄성을 이용해 휜 연골을 교정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 1, 2일 동안 양쪽 콧속에 패킹을 끼게 되고 패킹 제거 후에도 2, 3주일 간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정훈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에는 패킹을 삽입하지 않고 봉합으로만 수술을 마치기도 하며, 이 경우 치료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코 막힘 무시하면 큰코다쳐

요즘 가장 문제 되는 것은 알레르기성비염이다. 코 막힘 정도야 하고 우습게 생각했다가 증세가 심해질 수 있는 질환이다. 학생의 경우 코 막힘이 지속되면 주의력과 학업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는 코 막힘으로 인해 만성적인 구강 호흡을 하기 쉬운데 구강 호흡은 구강 얼굴뼈 치아의 성장을 막아 얼굴 모양이 변형될 수도 있다. 만성 코 막힘은 성장 후 수면중호흡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에 걸릴 위험이 높으므로 코 막힘이 심하면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알레르기성비염은 맑은 콧물이 나오고, 눈이나 목 안이 가려우며, 눈물이 나거나 머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후각 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증상은 대개 발작적으로 일어나고, 특히 아침에 심해지며, 낮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워 코감기로 오인하기도 한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항히스타민제를 쓰는 것이다. 세포 표면에 있는 히스타민 수용체에 경쟁적으로 결합해 히스타민 작용을 차단한다. 이 약은 히스타민 작용을 억제하기보다 미리 차단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조기에 규칙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 약은 주 증상인 재채기, 소양감, 맑은 콧물 등의 증상을 완화한다.

스테로이드 분무제는 알레르기성 염증 반응을 억제해 증상을 호전시킨다. 코 막힘 치료에 특히 효과적이다. 코 막힘을 조절하기 위해 국소 충혈 제거제 스프레이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오래 사용하면 약제에 의한 비염이 생겨 치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흔히 알레르기성이라고 하면 완치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알레르기성비염이 있으면 여러 가지 검사법을 통해 원인 물질을 밝혀내 철저히 피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약물 치료를 적극 시행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따른 설하면역요법은 비교적 안전하게 완치를 목표로 이용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코 막힘 방치하면 축농증으로 악화

비염을 방치하면 축농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축농증은 콧병의 마지막 종착역이라 할 수 있다. 누런 콧물이 나오고, 코가 막히며,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간다. 두통을 일으키는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냄새를 못 맡거나 코에서 악취가 나기도 한다. 축농증이 급성으로 악화할 때는 열이 나고 안면이나 눈 주위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축농증은 1차적으로 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포함한 약물치료를 하면 대부분 깨끗이 완치된다. 부어 있는 부비동 개구부 주변의 점막을 약물을 이용해 가라앉히면 다시 공기가 통하고 콧물이 빠져 나온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해부학적 이상으로 인해 개구부 주변이 쉽게 막히거나, 증상이 오래 지속돼 약물을 사용해도 두꺼워지거나, 물 혹으로 변한 병변이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에는 수술해야 한다.

수술은 충분한 기간 적절한 약물치료를 했는데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 실시한다. 컴퓨터 사진을 촬영해 회복될 수 없는 병변이 확인되면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혹 약물치료를 해 증상이 사라졌으나 다시 감기 등에 걸려 축농증 증상이 발생하면 축농증이 재발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재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축농증이 없어지고 정상으로 회복된 부비동에 다시 염증이 생긴 것이다. 감기에 걸렸다가 나았는데 다시 감기에 걸렸다면 새로 발병한 것이지 재발한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같은 경우가 자주 반복돼 생활이 불편하다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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