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8개 지역 46개 시군이 행정구역 통합건의를 신청한 후 각종 공청회 등을 여는 등 여론수렴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이 유력한 곳으로 꼽히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을 만나, 통합시 기대효과와 문제점, 이에 대한 해결책과 대안 등을 들어본다.
"목포시와 무안군, 신안군을 하나로 묶는 '무안반도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무안반도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질 것입니다."
정종득 목포 시장은 14일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행정구역 자율통합 논의와 관련, 비장한 각오로 무안반도 대통합을 역설했다. "통합 없이 그대로 간다면 무안과 신안은 전국에서 재정자립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목포도 더 이상의 발전이 없을 것입니다."
원래 무안반도는 같은 행정구역이었다. 1914년 무안에서 목포가 떨어져 나왔고, 이어 1969년 신안마저 나오면서 3개의 행정구역으로 나눠지게 됐다.
그러나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무안은 전국 230개 시군구 가운데 인구 순위가 191위(7만여명), 신안은 221위(4만5,000여명)의 '초미니 군'으로 추락했다. 재정자립도 역시 무안과 신안은 각각 216위와 229위로 최하위권.
정 시장은 "3개 지역이 통합을 하게 되면 인구 36만9,000여명의 전국 20위 도시가 되고, 면적으로도 6위로 오를 수 있다"며 "앞으로 지역간 무한경쟁시대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세 지역이 자율적으로 통합할 경우 향후 10년간 받게 될 3조9,000억원의 정부 재정지원 은 무안반도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당장의 정부 지원금이 4,300억원에 달할 뿐 아니라, 농어촌 기반시설 지원됨으로써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시장은 특히 "정부의 지원 없이는 엄두도 낼 수 없는 무안기업도시, 고속철도 무안국제공항 경유,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신안 다이아몬드제도의 연도교 건설 등 주민들의 숙원 사업들도 정부의 우선 사업으로 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상과 육상 교통이 연계돼 교통이 편리해지고, 섬 지역의 식수난이 해결되는 등 주민 복지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 시장의 이 같은 구상에 대해 무안군 주민들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신안군 주민들 역시 관망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게 현실.
현재 무안군 주민들 사이에서는 `목포에 흡수통합 된다', '통합의 실익이 전혀 없다', '혐오시설이 들어서고 각종 세금이 올라갈 것' 등의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 시장은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는 무안과 신안에서 집중되기 때문에 이해득실로 따지면 목포 시민들이 반대해야 하는데 오히려 신안, 무안 지역에서 반대가 많다"며 "무안과 신안 주민들이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목포시 등은 이달 안으로 세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통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찬성의견이 50%가 넘는다면 12월 주민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정 시장은 이에 따라 3개 지역 시장과 군수가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3자 대화와 각 지역 의회 의장이 참석하는 6자 대화, 찬성과 반대를 주도하는 민간단체 간의 대화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 찬성론자만 모인 공청회… 통합 논의 험로 예고
정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 추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목포시와 무안군, 신안군에서는 통합을 둘러싼 지역사회내의 찬반 논의도 가열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최로 14일 오후 무안군 남악리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행정구역 자율통합 지역 공청회'에서 행안부 김성중 행정구역팀장은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치단체 자율통합 지원계획'을 설명한 뒤 "통합에 따른 정부의 각종 인센티브는 통합이 된 곧바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무안반도 통합추진위원회 신대운 공동대표는 "지역발전과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이번 기회에 통합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는 통합에 찬성하는 목포 지역 관계자들만 참석하고, 반대 입장인 무안, 신안 토론자들은 아예 참석을 하지 않아 통합을 둘러싼 첨예한 지역간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무안읍 동남호텔에서는 '무안ㆍ목포ㆍ신안 통합 무안군추진본부'가 무안 주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뿌리 무안반도 통합을 위한 무안주민 결의대회'를 가졌다. 대회에 참석
한 현경면 오모씨는 "지난 1994년부터 통합 반대운동을 해 왔으나 무안이 달라진 게 없고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낙후하고 있어 이번에 통합운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회장 밖에서는 통합에 반대하는 주민들 200여명이 '통합 반대'피켓을 들고 반대 집회를 벌여 향후 통합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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