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의 강인함과 본드걸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본드걸'로 변신한 피겨 여왕 김연아(19)가 프랑스 파리에서 첫 선을 보인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달려온 김연아가 2009~10시즌 개막전인 그랑프리 1차 대회(15~18일)에 출전한다. 김연아는 "체력이나 기술에서 지난 시즌보다 더 완벽하다"고 자부했다.
올림픽 프로그램 공개
밴쿠버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는 규정종목(short program)에서 영화 <007> 주제음악에 맞춘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차갑고 관능적인 '본드걸'로 변신하고자 검정색 드레스를 준비했다. 자유종목(free skating)에선 파란색 의상을 입는다. 배경음악인 조지 거슈인 피아노 협주곡에 맞춰 세련미를 살리겠단 뜻이다.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은 "거슈인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을 들으면 김연아가 성장하는 과정이 연상된다"면서 "도입부엔 초창기 수줍음이 많은 김연아를, 후반부엔 역동적인 김연아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리 보는 동계올림픽
그랑프리 1차대회는 밴쿠버동계올림픽 우승후보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일본)가 경쟁한다. 유럽 최고로 손꼽히는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와 미국 유망주 캐롤라인 장 등도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미리 보는 동계올림픽'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올해 복귀를 선언한 '무관의 여왕' 사샤 코헨(미국)은 장딴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연아와 아사다는 희비가 엇갈린다. 김연아가 "준비는 완벽하다. 빨리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싶다"고 웃었지만 최근 슬럼프에 빠진 아사다는 울상이다. 최근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공중 3.5회전)은 물론이고 트리플 살코(공중 3회전)까지 실패하는 등 불안하기만 하다.
김연아의 러츠-아사다의 악셀
김연아는 그동안 약점이었던 플립 대신 러츠 점프를 선택했다. 공중 3회전 플립과 토루프로 구성하던 연속 점프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로 바꿨다. 또 가산점을 많이 받고자 스텝 속도를 높였고 고난도 동작을 점프 앞에 배치했다.
김연아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점수(207.71점)로 우승하자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로 김연아를 넘어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악셀을 제대로 뛰지 못한데다 연결 점프에서 회전수가 부족해 오히려 슬럼프에 빠졌다.
김연아가 단점을 극복할 준비를 잘해왔다면 아사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장점마저 살리지 못한 셈이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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