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 전화(VoIP), 외출할 때는 휴대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ㆍ무선통신 융합(FMC, Fixed Mobile Convergence) 시대가 본격 개막된다.
KT는 14일 FMC 서비스인 '쿡앤쇼'를 20일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FMC란 휴대폰에 인터넷 접속 기능과 이동통신 기능이 모두 들어 있어 집이나 사무실 등 무선 인터넷(와이파이) 또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접속 지역에서는 저렴한 VoIP로 사용하고, 무선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는 곳에서는 기존 3세대 이동통신망(WCDMA)에 접속해 휴대폰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다.
이석채 KT 회장은 "유선과 무선통신의 장점을 모두 합친 FMC로 새로운 통신 서비스 시대를 열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KT는 FMC를 이용하면 휴대폰으로 월 평균 1만원 가량 나오는 음성통화료가 34.8% 절감된 6,522원으로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VoIP로 휴대폰에 전화를 걸면 10초당 13원으로 5원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으로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 등을 전송받는 무선 데이터 통신비도 패킷(0.5킬로바이트)당 요금이 2.1원에서 0.25원으로 88% 가량 떨어져, 월 8,400원을 이용할 경우 FMC를 이용하면 1,000원 정도만 내게 된다.
이를 위해 KT는 3종의 FMC 휴대폰을 연내 출시하기로 했다. 우선 20일에 무선 인터넷과 이동통신 기능을 가진 삼성전자의 'SPH-M7200' 휴대폰을 내놓고, 다음달 말까지 와이브로까지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SPH-M8400 쇼 옴니아폰'과 'F110'을 출시할 예정이다.
앞으로 KT에서 출시할 애플의 휴대폰 '아이폰'에서도 FMC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아이폰용 FMC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온라인 소프트웨어 장터(앱스토어)에 올려 놓을 예정"이라며 "이용자들이 이를 전송받아 아이폰에 설치한 뒤 쿡앤쇼 요금제에 가입하면 FMC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쿡앤쇼 요금제는 현재 월 기본료 3만5,000~9만5,000원 등 4종류가 있으나 다음달에 더 늘어난다.
KT가 FMC를 본격 제공하면서 가입자들은 통신료를 아낄 수 있게 됐다. 외부에서도 휴대폰으로 무선 인터넷과 와이브로 지역에서만 통화를 하면 이동통신이 아닌 VoIP 요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훨씬 저렴하다. 사실상 휴대 VoIP인 셈이다.
반면 KT로서는 이동통신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 회장은 "이동통신 매출 감소 때문에 합병을 하지 않았으면 나오기 힘든 상품"이라며 "싼 가격만큼 이용자들이 몰려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즉, 규모의 경제로 승부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이동통신 매출 감소 때문에 부담이지만 장기적으로 KT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초당 과금제를 대신할 만한 요금인하효과를 지닌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