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단체들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직접 발굴하고 지지운동까지 펼치는 등 정치 활동에 직접 나서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이'낙천ㆍ낙선운동'이나 '공약평가 운동' 등 감시 역할에 국한하며 지켰던 정치적 중립성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논란도 일고 있다.
진보적 시민운동을 주도해온 각계 인사들 100여명은 19일 서울 조계사에서 내년 지방선거 참여를 목표로 한 '희망과 대안'(가칭) 창립 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이 모임에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백승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함세웅 신부, 수경 스님, 하승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이학영 YMCA사무총장 등 120여명이 참여한다.
'희망과 대안' 준비위측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토대로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안정치세력을 육성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과거 시민단체들의 낙천ㆍ낙선운동과 달리 도덕성과 역량을 갖춘 후보를 직접 발굴해 지원하는 '좋은 후보 만들기 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모임 관계자는 "좋은 후보를 내는 방법으로는 야당 공천에 추천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시켜 지원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모임 관계자는 또 "모임 회원이 직접 선거 후보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혀 박원순 변호사 등 주요 인사들의 출마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 안팎에서는 시민단체가 현실 정치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넘어 직접적인 당사자로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사회가 직접 후보를 내고 개입할 경우 공정한 감시자로서의 고유한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어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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