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멸종 위기종인 따오기 번식 사업이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에서 한창이다. 따오기는 야생으로는 한국과 일본에서 멸종된 상태. 그래서 중국에서 기증 받은 따오기로 나란히 인공 번식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보다 한발 앞서 100마리 이상을 번식시킨 일본은 올해 2년째 야생 방조(放鳥)에 성공했다.
따오기는 20세기 초까지도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흔한 조류였다. 하지만 남획과 농약 살포 등으로 개체수가 격감해 현재 야생 상태로는 중국 산시(陝西)성에 약 500마리가 남아 있는 게 전부다. 일본, 한국 모두 1980년 이후 야생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
1951년 따오기를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일본 정부는 1981년 서식지인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섬에서 야생 따오기 5마리를 붙잡아 '사도따오기보호센터'에서 인공사육하며 번식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1995년 최후의 암컷 따오기가 죽고 2003년 이 센터에 남아 있던 마지막 한 마리마저 숨지면서 일본 따오기는 멸종하고 말았다.
전기를 맞은 것은 중국의 따오기 기증이다. 1999년 암수 한쌍을 기증 받은 사도보호센터는 인공 번식으로 그 해 암컷 한 마리를 얻었다. 이듬해 수컷 한 마리를 또 기증 받아 번식을 거듭해 현재 1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일본은 환경성 주도로 지난해부터 이 따오기를 야생에 되돌려 보내는 방조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위성항법장치(GPS)를 부착한 10마리(사진ㆍ요미우리신문 제공)를 날려 보내 지금까지 7마리의 소재가 확인되고 있다. 이중 4마리는 사도섬 내에, 3마리는 바다 건너 일본 본토에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실시한 두 번째 방조는 모두 20마리가 대상. 일본은 지난해 따오기 방조과정에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느라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지난해에는 사육장에 있던 따오기를 한 마리씩 나무 상자에 넣어 옮긴 뒤 바로 풀어주는 바람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되지 않은 일부 따오기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사육장 내에 대형 우리를 만들어 1개월 정도 생활토록 한 뒤 풀어주는 '소프트해금'을 택했다. 그래도 20마리 전부가 우리를 벗어나는 데는 5일이 걸렸다.
방조 완료 이후 열흘이 지난 현재 따오기들은 지난해와 달리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거나 지난해 풀려난 선배 따오기와 함께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일본 환경성은 2015년까지 우선 사도섬에 60마리 정도의 따오기 정착을 목표로 야생 복귀를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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