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 등 남한의 접촉 제의를 수락하면서 대화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지만 3개월만에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 보면 대화 재개와 무력시위를 병행하는 이중행보로 비쳐진다. 북한이 과거에도 종종 썼던 방식이다. 대화에 임하면서 동시에 다른 카드 또한 쥐고 있다는 것을 과시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북한이 동해안에 이어 서해안에서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가 포착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정부는 12일의 북한 단거리 미사일 5발 발사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미사일 발사와 대화 수락을 굳이 연관시켜 바라볼 이유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어제 오전 6시와 8시를 전후로 KN-02 단거리 미사일 2발이 발사됐고 오후 5시에서 6시30분 사이에 3발이 발사됐다"며 "일단 성능 개량과 훈련 차원의 시험발사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리측 대화 제의를 받기 전인 10일부터 20일까지 동ㆍ서해안에 선박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했다는 점도 미사일 발사가 이미 예정된 통상 훈련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KN-02 미사일의 사거리는 120여㎞로, 북한으로서는 지속적인 성능개량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북한은 2005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으며, 우리 군 당국은 당시에도 성능개량 차원에 무게를 둔 바 있다.
대화 분위기에 불만을 품은 북한 군부의 작품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 내부의 혼선이거나, 군부 강경파를 다독거리기 위한 내부 단속용이라는 해설 등이 그런 시각인데,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에도 조선노동당 창건기념일(10월10일)을 사흘 앞둔 10월 7일 서해상으로 단거리 공대함 미사일 2발을 발사한 바 있다. 2006년 핵실험을 강행했던 날도 10월 9일이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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