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치료 중단 이후에도 100일 넘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김모(77) 할머니가 14일 78번째 생일을 맞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호흡 곤란 및 중단 현상이 잦아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김 할머니의 맏사위 심치성(49)씨는 13일 "최근 10일간 산소마스크를 통해 겨우 호흡이 되살아나는 등 힘들게 생명을 이어가고 계시다"며 "내일 맞는 생신은 자력으로 호흡하는 마지막 생신이 될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김 할머니의 생일을 맞아 떡을 돌리는 등 조촐한 행사를 계획했지만 병세가 나빠져 가족들이 모여 기도만 올리기로 했다.
김 할머니는 앞서 12일 오후 한때 호흡이 2분간 멈추는 위독한 상황을 맞았다. 신촌세브란스 병원 관계자는 "산소포화도(혈중산소농도)가 위급상황 기준인 90% 아래로 급격히 떨어졌다가 호흡이 곧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가 호흡기를 뗀 이후 2분 가량이나 길게 호흡을 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김 할머니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올해 6월23일 인공호흡기를 뗀 뒤 곧 숨을 거두리란 예상과 달리 스스로 호흡하며 113일째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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