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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분할매각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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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분할매각 시끌

입력
2009.10.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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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반도체 '매각 방정식'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하이닉스 매각 주간사들이 채권단 보유 전체지분 28.07%를 단독 입찰자인 효성에 일괄 매각하지 않고 쪼개서(분할) 매각하겠다는 안을 내면서, 특혜시비가 불거지고 채권단내 갈등도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물론 채권단 입장에서는 당초 매각 안내문에 '지분 전부 또는 지분 일부와 경영권을 매각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법적으로 특혜 시비에서는 벗어났지만, 실제 분할매각을 단행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왜 분할 매각?

현재 하이닉스반도체 지분의 분할매각을 주도하는 곳은 크레딧트스위스, 우리투자금융, 산업은행 등 하이닉스 매각 주간사들이다. 이들은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효성측에 하이닉스 지분(28.07%) 중 일부(15%내외)만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이 외에 현실적으로 하이닉스 반도체를 인수할 만할 곳을 찾기 쉽지 않은 만큼, 인수 부담을 줄여줘서라도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도.

만약 이 같은 안대로라면 효성은 당초 인수예상 금액(4조원대)의 60% 정도인 2조5,000억원 내외에 하이닉스 반도체의 경영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 금액은 현재 효성이 추진 중인 자금마련 계획(2조원 내외)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실제 인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채권단내 의견 차이

하지만 정작 매각을 최종 결정하는 채권단내에서는 분할 매각 안을 놓고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주식 매각에 관련된 채권단은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산업은행, 신한은행, 농협, 신한투신, 대우증권 등 7개.

일단 지분이 가장 많은 외환은행은 분할매각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 빨리 털어내서 현금을 회수하고 싶은 것이다.

반면 우리은행 등은 여전히 일괄 매각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에 속한 한 은행 관계자는 "분할 매각안은 매각 주관사들이 내놓은 의견일 뿐이다"며 "당초 원칙이 일괄 매각이었던 것만큼 지금도 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일괄 매각을 하지 못할 경우 재입찰을 하는 것이 원칙으로 알고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만약 이 같은 의견이 대립이 계속 될 경우 분할매각 안은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 분할 매각 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주관사인 외환은행이 가진 의결권은 22.8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의결권 22.28%)과 신한은행(16.91%)이 함께 반대할 경우 분할 매각은 불가능하다.

형평성 논란도 변수 될 듯

형평성 논란도 분할 매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우선대상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수대금을 분납하겠다고 했지만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형평성을 이유로 이를 불허한 전례가 있다. 이 같은 사건을 겪은 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형 M&A 매물을 특정기업에 분할 매각할 경우, 특혜 시비가 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효성 측은 "채권금융기관들이 하이닉스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특정 회사에 특혜를 줄 이유도 없고 또 한 줄 수도 없다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매각과정에서 특혜의혹이 제기되면 그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도 "일단 효성이 이번 주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해야 채권단간에 구체적인 논의를 할 수 있다"며 "매각 방식과 매각시기는 채권단 합의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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