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등교 중이던 여덟 살 여자아이가 50대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아이는 장기의 80%가 훼손된 채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성폭행범은 재범임에도 당시 만취 상태였기 때문에 '심신미약'을 이유로 법원에서 징역 12년 형을 선고 받는데 그쳤다. 아동 성폭행범에 대한 법원의 낮은 형량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조두순' 사건.
14일 밤 11시 20분 SBS 뉴스추적 '성폭력,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 편에서는 갈수록 극악해지고 있는 아동 성범죄의 실태와 대안을 집중 보도한다.
제작진은 5세 무렵에 이웃집 여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지민(가명)이의 부모를 만났다. 성추행을 당한 지민이는 8년이 지난 지금도 악몽에 시달리며 폭식을 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일 삼는다.
그러나 가해자는 무혐의다. 정확한 진술을 하기엔 당시 지민이의 나이가 너무 어렸다는 이유에서다. 한 포털 사이트에 제자를 지켜달라는 청원을 올린 일명 '은지(가명)사건'. 이 글을 쓴 선생님은 지난해 자신의 제자가 동네 사람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해자 찾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의 진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적 장애를 갖고 있던 은지의 진술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처벌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해 신고된 13세 미만 성폭행 피해자만 1,220명. 그러나 보건복지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2007년 형이 확정된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중 13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강간범들의 경우 23.2%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또 13세 미만 강제추행의 경우도 48.4%가 집행유예, 18.8%가 벌금형을 선고받아 성범죄자들에 대한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형량이 참담하다"고 공식 언급한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 등에서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들도 성범죄자에 대한 무제한 신상공개, 전자발찌 무기한 착용 추진 등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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