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 여인을 그린 인물화가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라는 감정결과가 나와 고미술계가 환호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13일 고미술품 전문지 '안티크 트레이드 가제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림 상단에서 나온 지문 자국이 로마 바티칸 성당의 '성(聖)예로니모'에 찍힌 다빈치의 지문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판명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다빈치는 질감과 명암을 표현하기 위해 손바닥과 손가락을 이용하곤 했다. 탄소 연대 측정결과도 다빈치의 활동시기와 일치했다. 전문가들은 그림의 섬세함 또한 모나리자를 연상시킨다고 평가했다.
인물화 속 주인공이 밀라노 공작인 루도비코 스포르자(1452-1508)의 딸인 비앙카 스포르자라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나, 그림의 제목이 '아름다운 왕녀'로 개칭했다. 색분필, 펜, 잉크로 그린 이 그림은 다빈치가 송아지 피지에 그린 유일한 그림이라는 기록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그림은 199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만9,000달러(약 2,200만원)에 뉴욕 거래상인 케이트 갠즈에게 판매됐다가, 2007년 같은 값에 캐나다 미술 애호가인 피터 실버맨에게 팔렸다. 갠즈는 다빈치 기법을 본 떠 그린 것으로 생각했으나, 현 소장자인 실버맨은 "그림을 본 순간 가슴이 요동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이름이 섬광처럼 떠올랐다"고 전했다. 다빈치의 작품으로 최종 결론 날 경우 그림의 가치는 1억 파운드(약 1,85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