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오랜 경색국면에서 벗어나 대화 무드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배경과 관련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역할론이 거론되고 있다.
알려진 대로 원 총리는 이달 초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했다. 원 총리는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갖고 있으며, 6자회담 재개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갖고 돌아왔다.
원 총리는 이어 10일 베이징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6자회담 속에서 북핵 문제의 해법을 찾아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북측 의사를 환영하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있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 총리가 김 위원장의 뜻을 자세히 설명했고, 이를 들은 이 대통령도 원 총리에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그랜드바겐 구상을 설명하면서 북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 총리가 공개된 내용 이외에 별도의 북측 메시지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남북 정상이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 총리가 양측을 잇따라 접촉해 '3각 대화'가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남북대화 분위기의 단초를 만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원 총리는 12~14일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도 만난 북핵 문제 해법 등을 논의한다. 원 총리가 북핵 해결의 새로운 중재자로 나선 듯한 느낌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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