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고, 합치고, 포장한다.'
최근 유통가에 새로 선보이는 제품의 공통점을 모으면 이렇게 요약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싱글족 겨냥 제품이 크게 늘고 있다. 단순히 용량을 작게 한 미니 제품을 만들어내는 수준을 넘어 싱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신개념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골드미스 위해 '쪼개고'
싱글족 타깃 제품을 메가 트렌드로 이끈 주요 소비층은 단연 '골드미스'로 불리는 미혼 여성들. 나이는 제법 들었지만 여전히 몸매 관리에는 관심이 많은 여성 싱글족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반으로 쪼갠'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와 동원데어리푸드가 공동 기획, 15일부터 국내 첫 선을 보이는 100㎖ 우유 '엔젤우유'가 대표적. 양이 많아 우유를 남겼던 아이들뿐 아니라 다이어트 때문에 우유를 피했던 젊은 여성들을 주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와인 수입업체인 대유와인 역시 칠레산 '에스쿠도 로호'의 출시 10주년을 맞아 반 병 용량의 제품을 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CJ제일제당도 2006년 즉석밥 시장 진출 10년 만에 내놓은 '작은 두 공기 햇반'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기존 210g용량을 130g짜리 2개로 나눠 포장한 제품이다.
귀차니스트 위해 '합치고'
IT제품에 관심이 많지만 비용이나 공간 면에서 부담스러운 남성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기능을 한데 합친 제품이 필수다. 혼자 사는 살림에 TV는 있어도 없어도 고민이다. 공간적 부담 때문에 TV구입을 망설이게 될 때 선택할 만한 게 PC 모니터와 TV 기능을 한번에 갖춘 TV 모니터다.
LG전자가 얼마 전 내놓은 '플래트론 LCD TV 모니터 M2362D'는 TV 기능을 더한 58㎝(23인치) 와이드 액정화면(LCD) 모니터다. 지상파 방송은 물론 게임까지 모두 HD급 고화질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오븐, 그릴, 전자레인지, 발효기 기능을 더한 동양매직의 신제품 멀티오븐 '스피드 쿡'이나, 빵 굽는 것뿐 아니라 계란 프라이, 베이컨 굽기, 계란 삶기 등도 모두 가능한 미국 '백 투 베이직'사의 멀티 토스터 'TEM500'는 '귀차니스트' 싱글족에게도 유용하다.
미식가 위해 '포장하고'
시간에 쫓기지만 지갑은 넉넉한 싱글족을 겨냥, 테이크 아웃 제품도 진화 중이다. 올해 들어 베니건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패밀리레스토랑들은 경쟁적으로 도시락 메뉴를 내놓고 향후 판매 확대 계획을 밝혔다.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 등 간단한 먹거리를 주로 판매하던 편의점은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도시락 제품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보광 훼미리마트는 아예 지난달 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오미산적, 김치전, 부추전, 흑미밥 등으로 구성한 '한가위 도시락'을 선보이기도 했다.
필요 없는 부분은 버리고, 이를 아이디어로 채운 싱글족 제품은 앞으로도 새로운 소비 시장을 열어줄 높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독신 인구 증가로 싱글용 제품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존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멀티 기능을 갖춘 새로운 제품도 지속적으로 연구ㆍ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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