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국민총행복지수'는 일주일 중 금요일이 월요일보다 평균 9.7% 높으며, 일년 중 추수감사절에 행복지수가 가장 상승하는 반면 마이클 잭슨 같은 유명인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 급격히 감소한다."
증권시장 주가지수처럼 매일매일 국민의 행복감을 측정할 수 있는 '국민총행복지수'(Gross National Happiness Index) 를 미 오리건대의 한 심리학 박사과정 학생이 만들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개발 주인공 애덤 D.I. 크래머는 미국의 유명 네트워킹사이트 '페이스북' 사용자 총 1억명이 2년 동안 사용한 단어들 중 행복에 관련된 표현과 불행한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검색, 그 빈도를 날짜 별로 분석했다.
'행복''아자!' '굉장해' 같은 단어는 행복함을 나타내는 지표로 '슬픔' '의심' '비극적' 같은 단어는 불행 지표로 사용했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평균보다 긍정적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면 그 날이 전체적으로 행복한 날이라는 것이다.
크래머는 NYT와 인터뷰에서 "국가의 가치를 알기 위해 그 동안 나라의 경제적 부(GDP)만 측정해왔지만 국민총행복지수는 미국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금전적 가치만 따지는 GDP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해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아마티야 센 같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에게 부탁해 웰빙, 소득불평등이 포함된 '경제성과와 사회진보 측정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크래머의 국민총행복지수는 개념이 간단하고 측정이 쉽다는 점에서 머지않은 장래에 주가시황처럼 매일매일 국민들의 행복지수의 변동을 전하게 될 지 모른다고 NYT는 전망했다.
크래머 뿐 아니라 많은 사회 심리학자들이 페이스북 데이터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카메론 말로우 개발부장은 "왜 이혼율이 변동하는 지 알고 싶다면, 거액을 투자해 별도의 표본조사를 실시할 필요 없이 페이스북 접속자들이 자신의 심리상태를 표현한 단어를 분석하면 된다"며 "현재 페이스북에 쌓인 데이터만 해도 사회학자와 심리학자들이 수십년 간 연구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비교적 솔직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광고나 마케팅 전문가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스틴 텍사스대 심리학과 제임스 W. 페니배커 교수는 "페이스북에 대한 연구가 더 발전하면 어떤 집단이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걱정하는지 그 집단 구성원들보다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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