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아프가니스탄에 병력 2만1,000명을 증파한다고 발표하면서, 공병ㆍ의무병ㆍ정보요원 등 지원병력 최소 1만3,000명은 파병병력 발표에서 제외해 사실상 숨겨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전대통령 재임 때에도 미 국방부와 백악관이 전체 파병병력의 정확한 규모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 군을 파병을 발표할 때 "전투병력 2만명"이라는 식으로 전투요원 숫자는 명시적으로 밝혀왔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월 27일 연설에서 모호하게 "병력 2만1,000명 증파를 승인했다"고 발표해, 사실상 파병병력을 축소 발표한 것이라고 WP는 보고 있다.
국방부 대변인도 "발표된 2만1,000명은 전투병력만 발표한 것이며, 이들을 지원할 병력도 파병됐다"고 밝혀 축소 발표를 인정했다. 반면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발표한 2만1,000명 증파 외에 어떤 병력의 추가도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혀 국방부와 해명이 엇갈렸다.
발표 안된 지원병력을 합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의 전체 규모는 3만4,000명을 넘어서게 되며 현재 아프간 주둔중인 전체 미군은 6만8,000명에 달해 부시 대통령 퇴임 당시보다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났다. 또 이라크에 현재 주둔 중인 이라크군 12만4,000명을 합하면 양국에 파병된 미군 숫자는 부시 전 대통령 재임시절 최대 파병인원인 2007년말~2008년초 18만6,000명을 넘어선다고 국방부의 한 인사가 밝혔다.
국방전문가들에 따르면 4,000명 내외인 1개 전투여단이 파견될 경우 그 절반인 2,000여명의 지원부대가 필요하다. 이를 근거로 아프간에 파견된 미국 전투병의 규모를 감안하면 현재 아프간의 미군들은 지원병력의 절대부족 상황에 처해있어 추가파병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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