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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나홀로 쾌속선 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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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나홀로 쾌속선 타는 이유?

입력
2009.10.13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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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해운업체인 프랑스 CMA CGM이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 선언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10위권 해운업체 대우로지스틱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경기침체로 국내 초대형 조선소인 2곳은 올해 선박 주문을 1건도 받지 못했다.""일부 조선소 직원들은 발주사들의 선박 주문 연기나 취소 요청이 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경기 후행산업의 전형으로 꼽히는 조선 및 해운 업계에게 들려오는 뉴스는 하나같이 비관적이다. 오히려 무소식이 희소식일 정도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조선과 해운이 주력인 STX그룹은 최근 잇따라 굵직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그룹 탄생(2001년)이 채 10년도 안 된 STX그룹은 업황 악화에도 불구, 조선과 해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일부 대형 조선소들과 달리, STX그룹은 해외 계열사(STX유럽)가 지난 주말 해양플랜트 지원선을 수주한 것을 비롯해 이달 초 STX조선해양이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건조 계약을 맺는 등 잇따라 낭보를 전해오고 있다.

해운 계열사인 STX팬오션도 마찬가지다. 최근 노르웨이의 LNG 소송 전문 회사와의 인연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LNG 수송시장에 업계 최초로 참여하게 됐고,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광산회사인 발레의 철광석을 25년간 운반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단일 계약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7조원)다.

대부분 해운업체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일 수밖에 없다. STX중공업과 STX엠파코 등 선박용 대형엔진과 기자재를 생산하는 계열사들도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뿌린 만큼 거둔다'는 것. STX그룹은 신생 기업의 빠른 의사결정에 기초해 그간 시너지 효과가 큰 계열사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왔다. 외길을 걷되, 잘 아는 분야에 적극 뛰어든 것이다.

조선 분야에서는 중국 다롄에 초대형 해양기지를 만들어 선박 기자재부터 완성품까지의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춰놓았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낮은 인건비로 선박을 건조한다는 구상에서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이례적으로 지난달 다롄기지를 방문해 추가 지원을 약속한 것도 공격적인 투자 덕분이다. 2007년 세계 2위의 크루즈선 조선소(현 STX유럽)를 사들인 것도 최근 유럽지역의 수주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크루즈선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STX의 지명도를 높인 탓에 연관 분야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오너(강덕수 회장)의 '몸 낮추기'도 그룹의 성장력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형 그룹의 경우, 초대형 계약이 아니면 사장 이하 임원급이 해당 국가나 기업을 방문하지만, STX는 직접 강 회장이 현지를 찾아 사업설명을 한다.

동일한 조건이라면 STX에 계약이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게 현실이다. 강 회장이 올해 초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에 추대된 것도 그룹 위상과 역량 강화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계 리더로 자리매김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영 활동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

평소 글로벌 경쟁을 강조하는 그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급 인사를 만나며 '미래 성장동력'을 다지고 있다. 이종철 그룹 부회장은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현지화 전략을 통한 시너지 효과 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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