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과 파리를 잇는 영불(英佛)해협 횡단 철도망을 팝니다.'
살인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영국 정부가 160억 파운드(약 29조6,000억원) 규모의 국유자산 매각에 나섰다. 고든 브라운 총리가 1차로 총 30억 파운드(약 5조5,000억원)에 달하는 정부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타임스와 AFP통신 등이 12일 보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1980년대 민영화 추진 이래 최대 규모의 정부자산 매각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패색이 짙은 브라운 총리가 이를 통해 재정적자를 반으로 줄이고 총선에서 대반전을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향후 2년에 걸쳐 매각될 1차 매물에는 영불해협 철도선, 영국·독일·네덜란드 3국의 우라늄농축컨소시엄인 유렌코(URENCO)에 대한 영국 정부의 지분 32% 등이 포함됐다. 또 마권발매공사 토트, 템스강의 다트포드크로싱, 학자금 대출부 등도 매각 대상이다.
영국 정부는 경기침체로 세수가 줄어 올해 재정적자가 최소 1,750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이 같은 자산 매각안을 마련했다.
이번 자산 매각 결정은 향후 4년 내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집권 노동당의 청사진을 실현하는 핵심 정책이기도 하다. 브라운 총리는 지방정부들이 약 2,200억 파운드에 달하는 보유 부동산도 팔아치우기를 바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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