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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서 71만명 제치고 최후 1인 등극 서인국씨 "난생 첫 1등…아직도 얼떨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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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서 71만명 제치고 최후 1인 등극 서인국씨 "난생 첫 1등…아직도 얼떨떨해요"

입력
2009.10.13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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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을 한번도 해본 적 없다는 스물세살의 평범한 청년. 그래서일까. 9일 밤 생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이 최종 우승자로 호명된 순간에도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담담했다. 폐지 수집 일을 하는 어머니는 "잘했다"며 아들을 안았고 용접 일로 전국을 다니는 무뚝뚝한 아버지는 "수고했다"고 등을 토닥거렸다. 짧은 격려에 담긴 부모의 사랑. 그제서야 꾹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환한 미소로 '스마일 보이'라는 애칭을 얻는 그는 어느새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훔쳤던 학창시절의 그 '울보'로 돌아가 있었다.

서인국은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가수 선발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 무려 71만 3,502명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날 '슈퍼스타K'는 한국 케이블 방송 사상 최고의 시청률(8.4%)를 기록했으며 서인국은 이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기성 스타 가수 못지 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등에 제 이름이 불렸을 때 오만 가지 감정이 한 순간에 들었어요. 정말 기쁘기는 한데 일등의 감정을 처음 느끼다 보니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었어요."

대회 우승으로 음악계 안팎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그는 10일 기자에게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털어놓았다.

울산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서인국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친구가 툭 건드리면 울기 바쁜 그런 아이가 열살이 되던 1997년, TV에 나온 한 가수의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김정민이 TV에서 '슬픈 언약식'을 불렀어요. 가수라는 직업을 그때 처음 알았고 가수의 꿈도 그때부터 키웠습니다. 대중 앞에서 노래하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하잖아요. 성격도 점차 활발해졌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대학을 서울로 가서 가수를 준비하려 했지만 당시 스무살 청년의 꿈은 가난에 발목이 잡히는 듯 했다. "어머니가 '(대학 대신) 군대를 가면 안 되겠냐'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노래만큼은 뒤지기 싫다'며 확고한 제 의지를 말씀 드렸더니 동의하시고는 입대를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어요." 그는 현재 대불대 실용음악과(방송연예 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친구 집에 얹혀 살면서 기획사 오디션에 여러 번 참가했지만 낙방의 연속이었다. 어느 날 사촌 형(29)이 '슈퍼스타K'에 나가보라고 했다. 그는 당시만해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했다. "원래 TV를 잘 안 봐요. 대신 영화는 정말 좋아해요. 어느 날 사촌 형의 권유로 고민을 하다 오디션을 봤는데 다행히 붙었어요. 가족과 친구에게는 최종 10명이 남는 '톱10'에 들기 전까지 비밀로 했어요. 떨어지면 창피할 것 같아 여기저기 떠들고 다닐 수 없었어요."

'슈퍼스타K'에 지원한 것은 스스로를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7개월에 걸친 오디션 과정에서 이효리, 이승철, 양현석 등 심사위원들의 쓴소리가 그를 자극했다. "이승철씨의 쓴소리를 오히려 반대로 생각했어요. '저를 아끼시는구나'하고요. 불안한 고음 때문에 지적을 받고는 연습을 죽어라 했는데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어요. '계속 음악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그는 '슈퍼스타K'의 우승은 가수 생활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합니다. 답은 하나, 실력을 키워야 진정한 뮤지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곡가 방시혁이 쓴 '부른다'를 통해 가수 데뷔를 앞두고 있고, 연말 음악 시상식인 MKMF(Mnet Km Music Festival)에도 출연하는 서인국은 우승 상금으로 받은 1억원으로 김치찌개를 잘 하는 어머니께 식당을 차려 주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가 김치를 잘 담그세요. 가수로 꼭 성공해 부모님께 앞에는 바다가, 뒤에는 산이 있는 집을 사드리고 싶어요."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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