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방송인 김제동씨의 KBS 프로그램 하차와 방송문화진흥회의 MBC에 대한 편집ㆍ편성권 개입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김제동씨의 KBS '스타골든벨' 하차에 대한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당시 추도 행사의 진행을 맡았다는 이유로 교체됐다는 주장이다. 김부겸 의원은 "KBS가 정부에 비판적인 진행자를 교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의원도 "김씨의 퇴출은 개념 있는 방송인에 대한 개념 없는 방송사의 탄압"이라며 "이명박 정부 이후 MBC 신경민 앵커가 교체됐고 최근 손석희씨도 MBC '100분 토론'에서 물러날 것이란 말이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병순 사장은 "김씨 교체는 제작진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으로 정치적 배경은 없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은 "과거 야당이던 한나라당을 지지한 방송인 봉두완, 개그맨 심현섭씨 등이 프로그램에서 추방된 적이 있었다"며 "당시와 같은 일이 다시금 벌어진 것이라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인 교체 문제가 국감 의제로 등장한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개그맨을 좌우로 나눠서 네편 내편 식으로 가르는 정치인의 시각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MBC 최대주주인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의 "방송의 편집ㆍ편성권은 포괄적으로 방송 경영의 핵심"이라는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방송법 4조에 의하면 누구든지 관련 법에 의하지 않고는 방송 편성에 어떤 규제나 간섭을 못하게 돼있다"며 "방문진 이사들이 구체적 프로그램을 거명하며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제재 대상인 프로그램에 시정 권고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나경원 의원도 "방문진 이사회 기능에는 MBC의 공적 책임에 대한 것도 해당된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보도로 발생한 경제적 손해와 관련, 방문진이 제작진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공적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고 김 이사장을 엄호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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