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남측으로부터 당국간 대화 제의를 받은 북한은 현시점에서 남북 대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북한이 이날 단거리 미사일 5발을 발사한 의도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정부 당국과 상당수 전문가들은 남북 해빙 무드와 대화 재개 기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유화 기조에서 벗어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얻을 게 없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지난 5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면담에서 드러났듯이 북한은 경색 모드가 풀리는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 실제로 9월26일~10월1일 추석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당시 북측 실무진들은 남북 대화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리가 먼저 제의한 만큼 북측도 어렵지 않게 수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북한이 우리측 제의에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북한이 임진강 수해 방지나 인도적 지원 문제 보다는 개성공단 활성화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경제적 실익을 우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
결국 북한은 보다 '큰 틀'에서의 접근을 원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북측이 남측의 실무회담 제의에 응하는 대신 금강산ㆍ개성 관광 등의 남북 현안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장관급 등 고위급 회담을 역제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우리의 제의에 당장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북측이 역으로 장관급 회담 등을 갖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 정부가 남북 대화를 제의하는 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서는 '통상적 군사훈련의 일환'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북한의 유화 조치에 대해 소극적 자세를 보여온 우리 정부를 겨냥한 대남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에서 관심을 끌기 위한 '무력시위용'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남북간의 대화 움직임에 불만을 가진 북한의 일부 군부가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묘한 시점에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를 알 수 없다"면서도 "미사일 발사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은 당황하고 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유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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