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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 南, 말보다 행동 중시… 대화국면 시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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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 南, 말보다 행동 중시… 대화국면 시간 걸릴 듯

입력
2009.10.1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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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중ㆍ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장기 교착상태에 빠졌던 남북 관계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 정상이 이번 3개국 정상회의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를 연결고리로 한 간접 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 의중을 교환한 만큼 남북대화 재개에 긍정적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회의 직후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서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북한의 의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원 총리는 6자회담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발언을 전하면서 "5일 북ㆍ중 회담에서 (김위원장이) 미국과의 관계개선 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과도 관계개선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남북정상의 발언들은 지지부진한 대치국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북핵 협상 및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바오 총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중이 보다 확연히 드러난 것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물론 남북정상의 유화적 발언이 남북간 대화모드로 직결될 것으로 예단하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 북한의 말보다는 행동, 즉 진성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한국과 미국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북의 남북대화 의사를 환영하면서도 "만나는 것의 최종 목표도 결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다. 북한이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구상에 호응하는 것도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조건이 될 듯하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그랜드 바겐 구상 거부 입장을 밝힌 북한이 당장 태도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선 대미관계 개선에 주력하면서 남북ㆍ북일관계 개선을 모색, 실리를 챙기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 회담에 나선 후 그 결과에 따라 6자회담이나 남북간 고위급 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폭과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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