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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 "3국협력 강화"엔 한목소리…북핵 해법엔 미묘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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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 "3국협력 강화"엔 한목소리…북핵 해법엔 미묘한 온도차

입력
2009.10.1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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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낮과 밤의 파트너를 바꿔가며 중국 정상들을 차례로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3국 정상회의에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자리를 함께 했다. 그러나 저녁에 열린 3국 정상간 면담 및 만찬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를 접대했다.

정상회의와 만찬 주재자가 바뀌는 이런 형식은 집단 지도체제라는 중국 특유의 정치시스템에 따른 것. 주석과 총리는 수직관계가 아닌 국정 동반자이며, 정상외교에서도 주석과 총리는 '투톱 체제'를 이루고 있다. 그간 국제정치 외교 분야에는 후 주석이, 경제위주의 정상회의에는 원 총리가 관할했다. 이런 맥락에서 원 총리와 후 주석의 '교대'가 이뤄진 것이다.

3국은 정상회의에서 북핵 분야 등에서 큰 틀의 공조를 재확인 했으나, 각론에서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우리는 북핵 공조와 경제위기 극복에 무게를 둔 반면, 중국은 포괄적인 3국 협력, 일본은 아시아 공동체를 위한 공조 강화에 주안점을 뒀다. 북핵 해법에서도 약간의 차이는 있었다. 이 대통령은 그랜드바겐을 통한 일괄 타결 방식을 강조했고, 원 총리는 일단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복귀시키자는 쪽이었다. 하토야마 총리는 북일회담 재개에 무게를 두었다.

3국 정상들은 '파격적'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불필요한 격식을 최대한 줄이면서 일사천리로 회의를 진행했다. 이 때문에 북핵 문제에서 청소년 교류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3국 정상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자고 의견을 모은 뒤 3국 정상회의 사무국을 사이버상에 설치하자고 합의했다.

또 3국 재계 인사들이 모여 무역 투자 활성화, 경제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하는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 행사를 상설키로 합의한 뒤 이날 현지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회의의 성과는 그랜드바겐에 대한 중국의 공감을 확인한 부분"이라며 "중국측은 그랜드 바겐 구상을 '대교역'(大交易)으로 표현하면서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방중길에 탑승한 대한항공 특별기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이 대거 동승했다. 조석래 효성 회장과 이준용 대림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 강덕수 STX 회장 등이 이 대통령과 함께 1등석에 앉았다. 이에 따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 주요 수행원들의 좌석이 모두 비즈니스 클래스로 한 단계 낮아졌다.

베이징=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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