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한국,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6자회담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도 밝혔다고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10일 전했다.
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이명박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와 한·중·일 정상회의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방북 결과에 대해 "북한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과도 관계개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북한은 6자회담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면서 "양자와 다자 채널을 통해 (북핵) 해결을 희망한다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마련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북측 의사를 환영하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방안) 구상과 관련 "기회가 닿으면 언제든지 북한에 대해 설명하고 협력을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북측과 만나는 것의 최종 목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6자회담 참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핵 포기 합의를 이루는 게 우리의 목표임을 북한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의 대화 의사를 환영하면서도 북핵 폐기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랜드 바겐 구상의 설명을 통해 북핵 문제를 남북대화와 연계해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북측이 최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그랜드 바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남북관계가 대화모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만 북측이 관계개선을 희망하는 제스처를 취했다는 점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서서히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3국 정상은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제안한 그랜드 바겐 구상에 원칙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원 총리는 "이 대통령의 일괄타결 방안에 개방적 태도로 적극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고, 하토야마 총리도 "북핵 문제를 포괄적으로 파악해 해결하겠다는 게 저희들 생각이고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에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3국 정상들은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으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체결이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정상들은 내년 제3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베이징=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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