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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나는 비와 함께 간다'로 부산 첫 방문한 조슈아 하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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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나는 비와 함께 간다'로 부산 첫 방문한 조슈아 하트넷

입력
2009.10.1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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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오는 수많은 스타들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의 대상은 조슈아 하트넷(31)이다. 할리우드 스타의 부산국제영화제 방문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2001년 마이클 베이 감독의 대작 '진주만'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블랙호크 다운'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럭키 넘버 슬레븐' 등 여러 편의 영화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고 팬이 많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그와 이병헌, 기무라 다쿠야 등 한 미 일 3국 스타들이 주연한 트란 안 홍 감독의 '나는 비와 함께 간다'를 상영한다.

한국에는 처음이지만 한국영화를 몇 편 봤고 박찬욱 감독의 팬이라는 그는 팬들의 열렬한 환대에 놀란 표정이었다. 8일 저녁 개막식에서는 카메라가 그를 비추기만 하면 객석에서 괴성이 터져, 개막작인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장진 감독이 무대 인사를 하면서 "내가 말할 때는 하트넷을 비추지 말아달라'고 농담을 했을 정도. 이병헌의 초청으로 부산에 왔다는 그는 "새로운 문화와 시각을 접하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서 그는 연쇄살인범 검거 과정에서 정신적 외상을 입은 전직 경관으로 나온다. 냉혹한 마피아 두목(이병헌), 대부호의 사라진 아들(기무라 다쿠야)과 삼각점을 이루는, 아주 어두운 캐릭터다.

"피곤하고 우울하고 상처받은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를 촬영한 석 달 반 동안 하루 2,3시간 밖에 안 잤어요. 잠을 못 자서 피곤하다 보니 맘에 안 드는 게 있어도 싸울 기운이 없었죠. 감독도 최대한 망가진 모습을 유지해달라고 했고."

이번 영화는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출연을 결정했다. 미국인 배우가 주연하는 영화를 찍을 거라는 소식을 듣고 먼저 만나기를 청했다고 한다.

"트란 안 훙 감독의 '그린 파파야 향기' '여름의 수직선에서' '씨클로'를 봤는데, 센세이셔널리즘에 빠지지 않고 이야기에 집중하는 점이 좋았어요. 자유롭게 흘러가는 영화를 만들고 조명과 음향 사용이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죠. 예컨대 '여름의 수직선에서'의 나뭇잎이 바람이 흔들리는 소리는 마치 마법 같아요. 이병헌이 함께 찍게 된 것을 알고 '달콤한 인생'을 봤는데 그의 강렬한 에너지에 반했죠. 아주 재능있는 배우에요. 우린 좋은 친구가 됐지요."

그는 상업적인 블록버스터에서 실험적인 예술영화까지 활동의 폭이 넓다.

"계속 성장하는 배우이고 싶어요. 그래서 매번 아주 다른 작품을 선택해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애쓰죠. 항상 다음 작품이 나의 최고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특히 20대 시절에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은 욕구가 강했죠. 그동안 해온 작품을 보면, 반항아 기질 탓인지 이리 가라면 저리 가는 청개구리 행보를 한 면도 있어요. 이제는 운이 좋아서 인기를 얻은 배우라는 이미지를 벗어나는 것 같아서 기뻐요. '예술적인 블록버스터' , 고전으로 남을 작품을 하고 싶어요. 상업성과 예술성의 만남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는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 제작도 한다. "오랜 친구하고 제 고향 미네소타에서 가까운 아주 작은 마을 이름을 딴 '햄 레이크'라는 작품을 제작 중이고, 최근 직접 감독한 단편을 개봉했어요. 지금 촬영 중인 영화는 곱사등이로 태어나 척추교정용 밧줄에 묶여 살다가 곡예사가 된 남자의 이야기인데, 아주 독특한 작품이죠. 제목은 안 정해졌고."

부산=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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