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흉터에서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줄기세포가 처음으로 분리됐다.
이훈택 건국대 동물생명공학전공 교수팀과 이보연 경희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팀이 제왕절개수술 후 나온 흉터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건국대가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수많은 난자를 사용해야 해 생명윤리 논란을 일으키는 배아줄기세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재생의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티슈 엔지니어링'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흉터 조직에는 상처 난 부위를 메우기 위해 새로운 조직 세포를 만들어내는 줄기세포가 많이 존재한다. 흉터 조직을 이루는 세포 1,000개 가운데 하나 정도가 줄기세포일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연구팀은 제왕절개 흉터 조직에서 소량의 줄기세포를 뽑은 뒤 실험실에서 성장인자(BMP_4)를 넣어 90% 이상이 줄기세포로 이뤄진 세포덩어리를 얻은 다음, 신경세포로 분화시켰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신경세포들을 실제 환자의 몸에 이식하는 세포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이 세포는 환자 자신의 흉터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면역 거부 반응이 없다.
이 교수는 "흉터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세포로도 분화시키고 있다"며 "이를 당뇨병에 걸린 쥐에 이식해 치료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본과 미국 연구팀이 난자를 이용하지 않고 피부 세포를 거꾸로 분화시켜 줄기세포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역시 배아줄기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교수는 "흉터 유래 줄기세포가 이 방법보다 만드는 과정이 더 쉽고 분리 효율도 높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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