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지음·권문희 그림/창비어린이 발행·104쪽·8,500원
/박방희 지음·안예리 그림/푸른책들 발행·104쪽·8,8800원
읽다 보면 쿡쿡 웃음이 나는 동시집 두 권이 나왔다. 등단 20년에 첫 동시집을 낸 이정록 시인의 <콧구멍만 바쁘다> 와 2005년 푸른문학상의 '새로운 시인상'을 받은 박방희 시인의 <참새의 한자 공부> 는 색다른 유머를 선사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모두 계몽 대신 아이들의 세계를 순수하게 노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자연을 소재로 한 생태동시들도 눈에 띈다. 참새의> 콧구멍만>
이정록 시인은 참신한 발상이 돋보인다. 시집은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정말이다/ 우리 집 마우스는/ 번쩍번쩍/ 광 마우스다'('쥐') 같은 천진한 생각들로 가득하다. '우리 학교/ 담장을 모두 없앴다/ … / 쿵쾅거리던 가슴도 없어졌다/ 여러분이 똥갭니까, 도둑입니까?/ 교장선생님의 꾸중도 사라졌다/ 집에서 교실까지 지름길이 생겼다/ 아침마다 오 분은 더 잘 수 있다'('꿀잠') 이 시인은 날카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 생각을 둥글게 이야기하는 데 능숙하다.
박방희 시인은 말의 맛을 살려 밝은 분위기를 낸다. '응이란 글자는/ 바로 놓아도 응/ 거꾸로 놓아도 응/ 지금 보는 응이/ 바로 응인지/ 거꾸로 응인지/ 아무도 몰라'('응') 등 동음이의어나 반복, 각운을 사용한 말놀이가 흥미롭다.
가족, 이웃에 대한 단상들도 곳곳에 배어있다. '어떤 날 우리 집은/ 아버지도 말 안 한다/ 어머니도 말 안 한다/ 누나도 말 안 한다/ 아무도 말 안 한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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