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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헌책 유통사업 본격화" 日 중고서적 체인점 '북오프' 샤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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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헌책 유통사업 본격화" 日 중고서적 체인점 '북오프' 샤토 사장

입력
2009.10.1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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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의 중고서적 판매 체인점 '북오프'가 한국에서 헌책 유통 사업을 본격화한다.

사토 히로시(佐藤弘志) 북오프 사장은 11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서울역앞에 있는 북오프 점포를 기존의 일본 중고서적 전문 판매점에서 한국책 중심으로 바꿀 계획"이라며 "향후 서서히 한국 내 점포를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북오프의 해외 점포는 현지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일본 책 판매가 목적이어서 2006년 개점한 서울역점을 포함해 각국의 매장이 한결 같이 일본 중고서적 판매 중심이었다. 해외점포 중 처음으로 서울역점을 한국 중고책 위주로 바꾸겠다는 것은 한국 중고책 유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이다. 이에 맞춰 지난 달에는 신촌에 2호점도 열었다.

북오프는 한국, 미국 등 해외 13개 점포를 포함해 모두 917개 중고서적 전문판매점을 거느리고 있다. 출판 불황으로 일반서점 폐업이 속출하는 것과 정반대로 성장가도를 달리며 지난 회계연도 매출 605억엔에 당기순이익 10억엔을 달성했다.

1991년 설립 이후 헌책 가격 설정의 표준화, 청결한 매장 관리 등으로 점포를 늘려 일본 중고서적시장을 '천하통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오프의 중고서적 유통은 기존 헌책방과 무엇이 다른가.

"지금까지 헌책 매매는 그 책이 얼마 정도의 가치가 있으니까 사고, 팔고 하는 '감정'의 개념이었다. 그래서 책 한 권 한 권에 다른 가격을 매겼다. 북오프는 헌책 매매의 기준을 그 책이 어느 정도 신간과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가에 둔다. 책의 가치에 대한 '감정'을 포기하고 단순한 매매 방식을 채택해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책을 팔고 살 수 있도록 했다. 헌책을 빨리 회전시키는 데 중점을 두는 것도 기존 헌책방과 다른 점이다."

-점포 확대의 비결과 전략은.

"신간서점은 책의 발행부수가 너무 많아 서점에 처음 나온 뒤 1주일만에 절반 가까이가 반품된다. 화제가 되는 책이 있어도 조금만 시기가 지나면 반품돼 버려 서점에서 구할 수 없다. 신간서점에서 찾지 못하는 책을 북오프에서 찾을 수 있다. 인기작가들의 책을 작가 이름에 따라 배치하는 등 진열도 차별화했다. 우선은 정가의 반값으로 책 값을 매겨 판매하고 6개월이 지나도 팔리지 않을 경우 105엔 상품 코너로 넘겨 염가 판매하고 있다. 점포는 창업 당시에는 기존의 헌책방과 다를 바 없이 작은 규모였지만 10년 전부터 대형화로 방침을 바꿨다. 서점의 경우는 크면 클수록 고객 유인효과가 크다.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북오프와 적대 관계였던 대형 인쇄회사와 출판사가 최근 주식을 인수했는데.

북오프는 창업 이후 줄곧 출판서점업계의 아웃사이더였다. 이단아 취급을 받는 동안 북오프는 급성장했고 방문객도 엄청나게 늘었다. 하지만 출판업계는 계속 매출이 줄었고 서점도 축소됐다. 북오프를 적대시 해봐야 소용이 없다. 인쇄ㆍ출판업체들이 북오프와 함께 독자를 늘려가는 방법을 찾겠다고 발상을 전환해 펀드를 가진 30%의 지분을 매입한 것이다."

-헌책 유통으로 출판사들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나.

"북오프 방문객을 신간서점으로 유도하는 팝 광고를 제안하고 있다. 특정 작가나 분야에 흥미를 갖는 사람을 신간 서점으로 가게 할 수 있다. 그 작가의 신간이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북오프도 이익이다. 작가들이 책이 안 팔리니까 창작이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헌책 판매로 얻은 이익의 일부를 사회적 책임(CSR)의 일환으로 작가 지원과 신인 발굴을 위해 환원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 점포 운영 전략은.

"해외 점포는 대부분 현지 일본인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현지 언어로 된 책을 사서 되파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한국에 대한 기대가 크다. 책을 중시하는 문화도 일본과 닮았다. 그래서 일본인을 위한 점포가 아니라 현지화를 준비 중이다. 올해 안에 서울역점을 한국책 중심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제부터는 현지에서 책을 사서 파는 것이 중심이 되는 해외 영업의 전환기에 들어가게 된다."

-한국 중고책, 출판시장의 특징은.

"한국에는 북오프 같은 헌책방이 없어 좋은 사업 기회로 여기고 있다. 책을 가진 사람은 많은데 팔 데가 없어서 그냥 갖고 있거나 폐지로 처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 서울역점의 현지화에 주력한 뒤 점포를 확대해나갈 생각이다. 체인점 가맹을 희망하는 사람이 나오면 상담을 할 수는 있지만 일단은 직영이 기본이다. 서두르지 않고 착실히 점포를 늘려나갈 생각이다."

-북오프의 향후 사업 전략은.

"책 뿐 아니라 모든 중고상품을 취급하는 1,000평대 규모의 대형°糖?전개해나가려고 한다. 지난 달에 가마쿠라(鎌倉)에 파생 브랜드 '북오프 슈퍼바자'를 열었다. 북오프는 현재의 1.5배 정도 점포가 시장한계라고 본다. 북오프의 사업 기술을 응용해서 중고 의류ㆍ생활용품을 취급하는 점포를 해마다 4, 5개씩 늘려갈 계획이다."

도쿄=글·사진 김범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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