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스콧 버거슨 등 지음/은행나무 발행ㆍ436쪽ㆍ1만5,000원
J 스콧 버거슨 또는 왕백수(한국명). 아마도 이 남자는 한국 거주 외국인 가운데, '미녀들의 수다' 같은 TV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빼놓고, 책을 써서 가장 유명해진 사람일 것이다. <대한민국 사용후기> 등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는데, 신랄하고 유쾌한 필력으로 대한민국을 싼 포장지를 뜯어내는 솜씨가 예리하고 통쾌하다. 대한민국>
<더 발칙한 한국학> 은 버거슨을 비롯한 한국의 엑스팻(expatㆍ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지칭하는 용어)들이 한국인들에게 전하는 진솔한 메시지를 모은 것이다. 체험담과 인터뷰, 기고문, 에세이 등이 분방하게 묶였는데, 왁자한 목소리에 담긴 공통된 바람 또는 당부는 이해와 사랑이다. 더>
버거슨은 '더 좋은 세상'을 "한국 땅에 국적을 넘어선 진정한 세계화와 다문화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진정한 휴머니즘이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다문화가 필수적 조건이라고 얘기한다. 버거슨은 펑크나 살사 등 '홍대 앞 문화'라 불리는 문화의 대중화에서 그 가능성을 찾는데, 여기서 스스로를 '문화 건달'로 부르는 저자의 취향이 배어나오기도 한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첫 부분은 지난 10년 동안 전국 곳곳에서 한국을 체험한 외국인들의 경험담. 푸른 눈의 여성이 공중목욕탕에서 겪은 일화, 외국어학원에서의 부조리 등 우습고 때론 부끄러운 우리의 '논픽션'이 담겨 있다. 2, 3부는 인터뷰로 채워져 있다.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더러는 한국인보다 더 깊은 식견을 가진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마지막 부분은 버거슨의 도발적 에세이들이다.
버거슨은 머리말에 이렇게 썼다. "나는 이 책을 즐겁고 즐길 수 있는 책으로 만들고 싶었고, 좋은 감정과 더 나은 이해를 전파할 수 있기를 바랬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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