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통신 3사가 합병 작업을 시작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달 중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통신 3사의 이사회를 열어 합병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합병업체 대표로는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통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3사 합병을 검토했다"며 "합병 비용과 효과 등을 고려할 때 한 번에 3사 통합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체 합병작업은 지주 회사인 ㈜LG의 주도로 진행된다.
합병이 결의되면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통과될 경우 12월에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LG는 이 전 장관을 LG경제연구원 고문으로 영입해 향후 합병 법인의 대표를 맡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LG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이 LG경제연구원 고문을 맡을 예정이지만 통신 3사 합병 후 직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광운대 총장으로 일해왔으며 이날 임기가 만료됐다. 이 전 장관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 정통부 장관을 지냈고, 이전에 KT 사장을 맡아 통신 서비스 분야에 정통한 인물이다. 그만큼 KTF와 통합해 규모가 커진 KT와 어깨를 겨룰 만한 인물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가장 시급한 작업은 한국전력이 보유중인 LG파워콤 지분 처리 문제. 현재 LG파워콤 지분은 최대 주주인 LG데이콤이 40.9%를 갖고 있으며, 한전이 38.8%를 보유해 2대 주주다. 따라서 LG 통신 3사를 합치려면 한전이 LG파워콤 지분 매각에 동의해야 한다. 한전이 보유한 LG파워콤의 지분 처리 방안은 이사회 이후 논의될 예정이다.
증권가 등에서는 LG텔레콤이 신주를 발행해 LG데이콤 및 LG파워콤 주식을 교환해 주는 방식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현재 ㈜LG는 LG텔레콤 지분 37.4%, LG데이콤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 ㈜LG에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추가 지분 매입 등을 진행할 수도 있어서 수천억원대 인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LG 통신 3사 합병이 KT 통합을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LG도 통신 3사가 합쳐지면 연 매출 8조원의 거대 통신기업이 된다.
업계에서는 LG 통신 3사의 합병 움직임으로 SK그룹의 통신업체인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통합 움직임도 내년 상반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KT 출범 이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통신업체들의 합병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 점유율과 매출 확대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면 합병을 서두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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