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대표로서 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국감을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부른다. 그 중에서도 맹활약을 하는 의원들은 '국감 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명예를 안게 된다. 올 국감은 과거에 비해 뜨거운 이슈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맥빠진 감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치밀한 자료 준비를 통해 초반부터 스타 후보로 떠오른 여야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의원들 중 '여당 의원=방탄 국감'이라는 통념을 깬 의원들이 적지 않다. 국방위에 소속된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4선이라는 선수를 잊은 듯 연일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달 임진강 참사 때 군 대응에 혼선이 있었던 점, 새 전투식량을 데울 때 모락모락 김이 나 적군에게 발견되기 쉽다는 점 등을 새로 밝혀냈다. 같은 상임위에 소속된 친이계 핵심인 김영우 의원도 여당 의원으로서 건드리기 민감한, 군의 정치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청와대 인사와 정치인 등의 동향을 담아 국방장관에게 보고한 '지휘보고'라는 문건도 공개했다.
문방위 허원제 의원은 국감장에서 시연을 통해 무선 인터넷과 인터넷 전화가 해킹과 도청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공론화시켰다. 복지위 원희목 의원은 대형 병원들의 특진비 부당 징수를 통한 진료비 과다 청구와 기초노령연금 수급 대상 162만명 누락 문제 등을 지적하는 등 생활 밀착형 국감을 주도했다.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더 열심히 했다. 교과위의 최재성 의원은 정운찬 총리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고문직으로 겸직하며 약 1억원의 급여를 받은 것, 포스코 청암재단 이사직을 겸직한 것 등을 폭로하며 '정운찬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행안위 김유정 의원은 서울과 경기 지역 공무원 가족 492명이 희망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캐내 희망근로를 국감의 주요 이슈로 만들었다. 국토해양위 이용섭 의원은 건교부 장관과 국세청장 경력을 토대로 전문성을 발휘해 정부가 국가 채무와 재정 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4대강 살리기 예산을 수자원공사에 떠넘겼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문방위 전병헌 의원은 청와대 행정관이 이동통신 3사에 기금 250억원을 출연하라고 권고하는 등 사실상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까지 당하면서 브로커들이 탈북자들로부터 정착지원금을 받아 내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찍어 공개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외통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진 자녀의 입학 특혜 의혹을 제기한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문방위) 등 소수당 의원들의 활약도 뒤지지 않았다.
최문선기자
김회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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