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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과거사 인식엔 공감대… 민감한 각론은 '미묘한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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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과거사 인식엔 공감대… 민감한 각론은 '미묘한 틈새'

입력
2009.10.1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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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9일 정상회담은 과거사에 대한 기본인식을 공유하면서 양국간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 '그랜드 바겐' 에 합의하는 등 북핵 해법에서도 긴밀히 공조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은 내용은 물론 형식에서도 양국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느끼게 했다.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별도의 양자회담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총리가 굳이 하루 앞서 서울을 찾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자 외교 차원의 첫 외국 방문지를 한국으로 정한 데 대해 우리나라와의 관계발전에 대한 관심과 의욕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일간 협력관계는 양국은 물론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매우 긴요하다"면서 "가깝고도 가까운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하토야마 총리도 "일본의 신(新) 정부는 역사를 직시할 수 있는 정권"이라며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는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의 경제와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6월 아소 다로(麻生太朗) 전 총리와의 도쿄 정상회담에서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것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양국간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가자는 큰 틀의 합의는 이뤄냈지만 각론에서는 여전히 현실의 벽이 엄존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아키히토(明仁) 일왕 방한, 재일교포 지방참정권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유보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과거사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무라야마 담화의 뜻을 정부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한 생각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부분은 이해해 달라"며 즉답을 피해갔다.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은 1995년 당시 무라야마 총리가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고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언급이다.

하토야마 총리가 8일 "무라야마 담화를 가슴에 안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고려한다면 이날 그의 발언은 우리 정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 정상은 지난 달 미국에서 열린 첫 번째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북핵 공조 방안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력을 재차 약속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그랜드 바겐'(일괄 타결 방안)'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하면서 일본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하토야마 총리가 여러 차례 적극적 지지 입장을 밝혔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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