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던 햄버거가 북한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북한 최초의 패스트푸드점 '삼태성 청량음료점'이 개점 5개월만에 분점 개설을 계획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삼태성' 을 운영하는 싱가포르 사업가 패트릭 소(56)는 11일 이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조차도 (삼태성의) 햄버거 등을 좋아한다"며 북한에서의 패스트푸드 사업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삼태성의 분점 개설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이달 안에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내년 초 분점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46㎡ (74평)크기의 가게에 손님이 가득 차, 가게 밖으로 줄을 설 정도"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각국에서 '와플타운 USA'라는 이름의 패스트푸드 체인을 운영 중인 그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 패스트푸드점 개설 가능성을 타진한 뒤 한 달 후 다시 평양을 찾아 삼태성을 개업했다.
평양 시내 금성네거리에 문을 연 '삼태성'은 다진 쇠고기와 빵(햄버거), 구운 빵지짐(와플), 프라이드 치킨을 주메뉴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핫도그도 메뉴에 추가했다. 치킨 요리에 사용되는 양념과 와플 반죽을 제외한 모든 식재료는 북한에서 조달해 사용한다.
삼태성의 음식 가격은 유로화로 표시돼 있으나 달러화도 통용된다. 가장 비싼 메뉴는 3유로(약 5,200원)에 조금 못 미치는 '크리스피 치킨'이며, 다진 고기와 빵의 가격은 1.20~1.70유로 정도다.
지난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 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다진 고기와 빵이 매일 300개나 팔려나갈 정도로 삼태성의 인기는 뜨겁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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