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총 8,000억원 규모의 장학기금을 운용하는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옛 이건희 장학재단)을 국가 장학 및 학자금 전문 기관인 한국장학재단으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국가 장학재단의 국내 최대 민간 장학재단 흡수 여부가 주목했으나, 결국'없던 일'이 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8일 "한국장학재단이 삼성장학재단을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각 재단의 독립성을 인정해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안병만 장관은 이와 관련, 최근 간부회의에서 "삼성장학재단이 민간 재단인 만큼 국가 기관 편입보다는 제대로 운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교과부는 과학재단, 학술진흥재단, 주택금융공사의 장학금 및 학자금 관련 기능을 통합해
신설된 한국장학재단을 정부 장학금 및 학자금 지원 헤드쿼터로 만들기 위해 공익 기능이 강한
삼성장학재단 편입을 검토해 왔다. 삼성의 사회환원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삼성장학재단이 국가 기관으로 편입될 경우 한국장학재단의 운용 기금 규모만 총 3조2,000억원을 훨씬 넘어서 국가 차원의 장학금 및 학자금 지원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게 정부 예상이었다.
하지만 삼성장학재단 이사회가 "무모한 시도"라며 강력 반발했고, 교과부 내부에서도"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편입 시도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는 대신 앞으로 삼성장학재단 운영에 직접적으로 간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장학재단 정관에'목적사업과 관련해 교과부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수익사업을 경영하려면 미리 감독청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부분을 들어 향후 추진될 각종 장학사업을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한편 교과부는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과 판사 출신인 신영무 변호사를 삼성장학재단 새 이사로추천해 이사회를 통해 관철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서 신임 이사장이 호선으로 선출될 예정이며, 현 정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손 전 총장이 이사장이 되면 삼성장학재단 운영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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