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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과학자 실종 배후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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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과학자 실종 배후설 제기

입력
2009.10.1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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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영화에나 있을 법한 첩보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미국이 이란의 공식발표 전 이미 이란 제2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와 용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부터다. 이란은 정보 누출이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로 성지순례를 떠났다가 사라진 이란 핵 과학자와 관련이 있다고 믿고 있다.

마누체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8일 "미국이 샤람 아미리(Shahram Amiri)의 실종에 개입했다"며 "사우디 정부도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모타키 장관은 아미리를 '이란 시민'이라고만 지칭했지만, 실은 테헤란의 말렉 아쉬타르 대학 소속 핵 과학자다. 이란의 한 뉴스사이트는 아미리가 콤에 있는 제2우라늄 시설에서 일했으며, 사우디로 떠난 뒤 변절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아미리를 강제로 납치했을 가능성과, 아미리가 자진해서 미국에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다.

실제 아미리의 실종 3개월 뒤 콤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가 드러났고, 미국은 "군사용 이라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단언했다.

AP통신은 "미국은 스파이 위성 등 여러 정보채널을 동원했다고 밝혔는데, 이란인의 정보제공도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해명 요구에 친미 성향의 사우디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잘 모르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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